'홍채인식' 월드코인, 계좌·채팅·인증 기능 출시로 플랫폼화...과연?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 2025-12-12 09:42:19
올트먼 "챗GPT 출시 전부터 인간인증 가치 생각했다"…인증 이용자 1천700만명
[시사투데이 = 이윤재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는 '홍채인식' 월드코인이 계좌와 채팅, 외부 인증 기능 등을 출시하며 플랫폼화에 나섰다.
월드코인 운영사 툴스포휴머니티(TFH)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랩드'(Unwrapped) 행사를 열고 월드 앱에 이들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월드 앱 내에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 가상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홍채인식으로 인간임을 인증받은 이용자들은 이 계좌를 통해 수수료 없이 송금과 환전을 할 수 있다.
이 계좌는 한국 이용자들도 발급받을 수 있지만, 계좌 통화는 달러화 기반으로만 쓸 수 있다.
이들은 조만간 비자카드와 협업한 '월드 카드'를 출시해 계좌에 온·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QR코드를 이용한 결제도 지원한다.
채팅 기능도 내놨다. 월드 앱 내의 채팅은 인간과 AI를 구분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인간으로 인증받은 이용자의 말풍선은 파란색으로 표시되고, 그렇지 않은 이용자는 회색으로 표시된다.
이를 통해 AI를 이용한 스팸 등을 막을 수 있는 등 더 안전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TFH의 설명이다.
대화는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E2EE)로 보안이 유지되며, 대화창에서도 송금하거나 선물을 보내는 등 기능도 갖췄다.
또 여권을 비롯한 정부 발행 신분증이 없이도 본인 인증과 연령 인증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들은 실제 데이팅 앱인 '틴더'에서 인간 인증을 받은 사람들끼리 서로 매칭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그밖에 월드앱 내에서 작동하는 미니앱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미니앱은 인간 인증을 받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거나 특별한 할인 등을 제공하는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개발자에게 보상도 주어진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들이 월드 앱에 이같은 기능을 추가한 것은, 기술의 발달로 AI와 인간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인간 인증 기능을 바탕으로 앱을 플랫폼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TFH는 올트먼이 알렉스 블라니아와 함께 창업한 회사다. 홍채인식을 통해 이용자가 인간인지 인공지능(AI)인지 구별하고, 인간이 확인되면 월드ID를 발급해주고 월드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지급한다.
올트먼은 이사회 의장으로 TFH의 큰 방향성을 제시하고, 블라니아가 CEO로 이를 실행하는 구조다.
올트먼은 이날 행사에서 "블라니아 CEO와 나는 AI 시대에 금융 네트워크에서의 인간 인증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주목해왔다"며 "챗GPT가 등장하기 전이었지만 우리 둘 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과 AI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에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며 이 때문에 월드코인과 월드앱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블라니아 CEO는 "우리는 처음부터 범용인공지능(AGI)이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월드코인과 같은) 네트워크는 AGI와 같은 기술의 혜택을 모든 인간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니아는 현재 월드 앱의 이용자가 3천700만 명이고, 이 가운데 인증을 완료한 이용자는 1천700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7개월 전인 지난 5월 행사에서 밝힌 수치와 견줘 각각 약 40%씩 늘어난 것이다.
또 월드 앱이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세계 1위 지갑이 됐다고도 소개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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