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 코스피, 4,100선 첫 돌파 후 상승폭 줄인 채 마감
김균희 기자
kyuni92@daum.net | 2025-10-30 16:20:45
삼전·하이닉스 동반 역대 최고가…자동차·화장품주도 줄상승
[시사투데이 = 김균희 기자] 코스피가 30일 사상 첫 4,100선을 돌파했으나 한미 관세협상 결과와 미중 정상회담 등 빅이벤트를 한꺼번에 소화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다 소폭 오른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74포인트(0.14%) 오른 4,086.8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4.80포인트(0.61%) 오른 4,105.95로 출발해 역대 처음으로 4,100선을 돌파한 뒤 장 초반 4,146.72까지 역대 최고치를 높였다. 그러나 상승폭을 줄여 한때 하락 전환한 뒤 다시 오르는 등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내린 1,426.5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177억원, 8천367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으며, 개인은 9천36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1천211억원 '사자'를 나타냈다.
이날 장 초반 국내 증시는 전날 저녁 전해진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상승폭을 확대, 단숨에 역대 처음으로 4,100선을 돌파했다.
협상 타결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품목별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되고,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천500억달러도 합의했다는 소식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쟁점이었던 3천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와 관련해 현금투자액을 총 2천억달러로 설정하고 한국 측이 제시해 온 최대치인 '연간 200억달러 한도'도 못 박은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장중 협상 세부 내용에 관한 한미 간 이견이 부각되면서 일부 오름폭도 축소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글에서 한미 무역 합의로 한국산 제품에 적용될 관세율을 소개하면서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밝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앞서 한국 정부는 반도체의 경우 주된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설명해 입장 차가 드러났다.
아울러 이날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은 중국에 부과해온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내달 중순 만료되는 미중간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 여부는 분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등 회담 결과가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자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장 초반 한미 관세 협상 결과와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 출발했지만 미중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 또는 브리핑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길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 희토류 수출 연장 등 결과를 공개했지만, 반도체 공급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대만 문제가 의제에서 빠지는 등 불확실성 요소를 남기면서 증시 분위기를 돌려놓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꺾는 발언을 한 점도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반도체(DS) 부문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005930](3.58%)는 이날 이재용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만남을 앞두고 사상 처음 10만5천800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000660](1.79%)도 58만원 목전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005380](2.71%), 기아[000270](0.35%) 등 자동차주도 품목 관세 인하에 올랐으며, 한화오션[042660](6.90%)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한 가운데 다음달 1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중 관계 기대감에 토니모리[214420](7.04%), 에이피알[278470](6.07%) 등 중국 소비주가 일제히 올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5.35%)은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면서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법인의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하락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034020](-6.95%), KB금융[105560](-0.17%), 셀트리온[068270](-0.85%), NAVER[035420](-3.58%) 등이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한 종목은 707개로 상승 종목 수(191개)의 3.7배에 달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1.67%), 오락문화(2.75%), 운송장비(1.28%) 등이 올랐으며 전기가스(-4.83%), 건설(-4.17%), 의료정밀(-2.75%) 등은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73포인트(1.19%) 내린 890.86에 장을 마치며 900선을 내줬다.
지수는 전장보다 1.65포인트(0.18%) 오른 903.24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하다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늘렸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970억원, 358억원 순매도했으며, 외국인은 1천85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247540](-5.30%), 에코프로[086520](-4.19%) 등 이차전지주와 펩트론[087010](-0.75%), 코오롱티슈진[950160](-0.57%), 보로노이[310210](-3.79%) 등이 내렸다.
알테오젠[196170](1.18%),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03%), HLB[028300](1.98%), 파마리서치[214450](5.43%), 삼천당제약[000250](0.45%) 등은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3조9천41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으며,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9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과 정규마켓의 거래대금은 총 17조9천62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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