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지 발표,'신약개발 등 응용연구 수행 기틀 마련'
천연미
news25@sisatoday.co.kr | 2009-11-27 10:18:24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이수재 교수가 일본 오사카대학의 연구팀과 공동으로 모든 생명현상에 깊이 관여하는 마이크로RNA의 생성을 조절하는 메카니즘을 세계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수재 교수는 13여년에 걸쳐서 단백질 등의 핵-세포질 수송에 관여하는 수송인자에 대한 입체구조 연구를 한국, 일본, 영국 등에서 수행해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 및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 등에 발표한 바 있다.
충북대 약대(이수재 교수)와 일본 오사카대학 단백질연구소(츠키하라 교수), 의과대학(요네다 교수)의 국제공동연구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지역거점연구단육성사업’의 하나인 ‘충북BIT연구중심대학육성사업단’ (단장 김남 충북대 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수재 교수는 본 논문에서 공동교신저자 및 공동제1저자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연구를 주도했다.
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핵에서 만들어진 마이크로RNA의 전구체와 핵에서 세포질로 수송을 담당하는 단백질 Exp-5, 수송조절 단백질인 Ran 등 세 가지 생체거대분자의 복합체를 X-선 회절실험을 통해 입체구조를 얻어내는데 성공해 마이크로RNA가 핵에서 세포질로 안전하게 이동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마이크로RNA는 세포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분화, 성장 및 사멸 등 모든 생명 현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RNA의 생성은 많은 수식과정을 거쳐서 성숙한 마이크로RNA가 탄생된다.
핵과 세포질에서 각각 일어나는 수식과정을 완결 짓기 위해서는 핵에서 세포질로 수송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고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마이크로RNA의 양이 변한다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RNA의 전구체가 핵에서 세포질로 수송되는 과정에 수송단백질 Exp-5와 수송조절단백질 Ran 복합체가 관련돼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Exp-5와 Ran 단백질 복합체가 핵내에 존재하는 많은 종류의 RNA 중에서 어떻게 마이크로RNA 전구체를 특이적으로 인식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수재 교수팀은 인간유래의 Exp-5 단백질과 Ran 단백질을 대장균에서 대량으로 배양하고 정제과정을 거쳐 Exp-5과 Ran 및 마이크로RNA 전구체(30a type) 3가지 물질의 연약한 복합체를 순수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제3세대 방사광시설을 이용한 X-선 회절실험을 통해 입체구조의 해석에 성공함으로써 마이크로RNA 전구체의 핵에서 세포질로의 수송을 조절하는 과정을 원자수준에서 파악하는데 성공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개발 등의 응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Exp-5와 Ran 복합체는 야구미트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미트의 내부 핵 내에서 분해되기 쉬운 마이크로RNA 전구체를 미트 깊숙이 집어넣어 보호한다.
핵 내에 존재하는 RNA 분해효소에 의해 마이크로RNA 전구체가 분해되지 않고 안전하게 세포질로 수송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진 마이크로RNA 인식과정은 핵 속에 존재하는 짧은 이중나선 구조를 가진 RNA(tRNA 및 바이러스 유래 RNA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 Exp-5와 Ran 복합체는 특이적으로 이들을 결합시켜 핵에서 세포질로의 수송을 담당한다.
위의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핵-세포질 수송과정에서 특이적으로 각각의 마이크로RNA 전구체를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암과 바이러스감염 및 유전적질환 등 마이크로RNA가 관련된 여러 질환의 치료제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RNA 전구체가 핵에서 세포질로 수송되는 과정을 원자수준에서 이해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많은 종류의 마이크로RNA를 핵-세포질 수송과정에서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를 마이크로RNA 관련 질환연구에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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