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 선진화를 위한 종합적인 발전 방안 마련
홍선화
news25@sisatoday.co.kr | 2009-12-09 13:26:19
교육과학기술부는 8일 학부모의 유아학비 부담을 경감하고 선진 유아교육 제도 구축을 통한 질 높은 유아교육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05년 이후 유아교육재정 규모는 연평균 18% 이상 증가했고 만5세아를 둔 가구의 70%까지 무상교육 실시, 종일반 운영 유치원 확대(전체 유치원의 95%) 및 교육과정 내실화 등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나, 학부모가 체감하는 유아학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도시지역 학부모가 이용할 수 있는 질 높고 저렴한 유치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이 급증하는 등 유아교육의 사교육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선진국 수준의 유아교육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교과부에서는 그동안 학계, 공․사립유치원, 학부모 및 관련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유아교육 선진화 T/F를 구성․운영(’09.7~10)해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이번에 발표된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 계획’은 유아학비 부담 경감, 선진 유아교육 제도 구축, 미래지향적 교육과정 운영 등 5개 정책분야 25개 핵심과제로 이루어져 있다.
유아학비 부담 경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립․사립․직장부설유치원 확충 등이 핵심적으로 추진된다. 도시지역 학부모들의 유아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시․도 교육청과 협조해 신도시, 재개발지구 등 인구유입지역에 초등학교를 신설할 경우 3학급 이상 병설유치원을 적극 설치한다. 농산어촌 지역의 소규모 병설유치원은 적정규모의 단설유치원 또는 통합병설유치원 형태로 적정화하고 통합으로 신축되는 유치원은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해 조성하는 등 농산어촌 유아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또 사립유치원 교육역량 제고 사업을 추진한다. 사립유치원은 전체 취원아의 77%(537,361명 대비 411,825명)를 분담하고 있어 유아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가 미흡했다. 향후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되, 지원과 투명성․책무성을 연계해 지원을 받는 유치원은 반드시 투명성과 책무성 확보라는 지원 요건을 이행해야 한다. 내년 9월부터 시행 예정인 사립유치원 교육 역량 제고 사업은 사립유치원의 교육역량을 총체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만 재정 지원을 내실화해나가고 체계화한다. 한편 사립유치원 교육 역량 제고 사업의 지원 대상 유치원(지원형 사립유치원)은 유치원 정보공시, 재무회계 규칙, 유치원 운영위원회 운영 등 투명성 확보 및 책무성 강화를 위한 지원 요건들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또 공공기관, 기업체 등이 기관(기업)내에 부설유치원을 자율적으로 설립할 수 있도록 직장부설유치원 설립 기준을 완화한다.「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 규정」의 학교 설립․경영주체와 교사․교지 소유주체가 동일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규정을 직장부설유치원에 한해 완화, 설립 주체가 직영하는 것은 물론 위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 두자녀 이상 출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내년부터 소득하위 70%까지의 모든 둘째아 이상에게 연령에 관계없이 유아학비 지원액의 100%를 지원한다.
선진 유아교육 제도 구축
유치원 정보공시제도, 재무회계 규칙, 유치원운영위원회 등을 도입해 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강화한다. 학부모의 유치원 선택 기회를 내실화하기 위해 유치원비, 교육여건 및 교육활동 현황 정보 등에 대한 ‘유치원 정보공시제도’를 도입한다. 유치원 정보공시제도는 초․중등학교 학교정보공시제의 공시 항목을 유치원에 맞게 간소화하고 학부모의 관심이 많은 유치원비 항목을 추가해 유치원 원비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유치원 특성에 맞는 재무회계 규칙을 도입하고 유치원비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치원 재무회계 규칙은「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을 토대로 유치원에 적용 가능한 내용을 별도 규칙(부령 형식 등)으로 제정해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또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예․결산 및 학부모 부담 수혜성 경비 책정 등 유치원 운영에 대한 주요 사항을 자문 또는 심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년부터 ‘유치원 운영위원회’를 도입․운영한다.
미래지향적 교육과정 운영
유치원 교육과정은 시대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기본과정을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추진된다. 특히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초등학교 교육과정(2009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과 내용을 반영해 유치원․초등학교 교육과정의 연계를 강화하고 인성교육 내용을 확대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고시하는 국가수준의 ‘유치원 교육과정’은 ‘기본과정’으로 해 국가 교육과정에 충실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종일제는 방과후 개념으로 정의항다. 다양한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해 기본과정 외에 기타 교육활동(심화․특성화활동)과 보육활동을 통합해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지역실정에 맞는 다양한 종일제 모형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현행 수준별(Ⅰ,Ⅱ,공통수준)로 구성돼 있는 유치원 교육과정은 유아의 발달 단계별 특성을 고려한 연령별 방식으로 구성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추진된다. 또한 유치원 교육과정 전반에 기본 생활습관과 ‘배려와 협력’ 등 올바른 인성과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을 위한 인성교육과 신체활동이 강화된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12월부터 ‘(가칭) 유치원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T/F'를 구성․운영해 유치원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기초 작업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교사도우미 로봇 등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교육모형을 개발하여 유아교육에 활용한다. 유아교육용 로봇, 로봇 활용 프로그램 및 IT 융합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 시스템인 R-Learning(로봇 기반 학습) 모형을 개발해 교육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및 도서벽지 지역에 우선 보급한다. R-Learning의 활성화는 유아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갖도록 해 미래과학기술인력 양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 교원 배치․활용
유치원 교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원 양성․임용․연수․평가․보상 등 교원 관련 정책 전반에 대한 선진화를 추진한다. 2~4년으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유치원 교사 양성기관의 교육연한을 초․중등교사와 동일하게 4년 과정으로 단일화하고 양성기관의 정원을 연차적으로 감축해 교사 수급의 균형을 유도한다. 초․중등 교원에게 도입 예정인 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는 유아교육법 개정을 통해 유치원 교원에게도 단계적으로 도입․적용한다. 또 시․도 교육청 실정에 따라 교육감이 상위 2~5% 이내의 공․사립유치원 교사를 ‘(가칭) 올해의 우수교사’로 선정해 승진가산점, 연구실적 평정점, 국외연수 기회 부여 및 연구 활동 장려금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사립유치원 교사의 경조사와 출산 휴가 보장을 위해 지원되고 있는 단기대체교사 지원은 교원 연수와 육아 휴직까지 확대한다.공립유치원장은 초․중등학교장에게 적용되고 있는 임기제를 적용하지 않되, 3~4년 주기로 직무수행 능력과 실적 평가를 실시한다. 공립유치원장 평가․공모제는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과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2011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2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유아교육 지원체계 강화
유아교육 지원 인프라를 세계 수준으로 강화하고 공동 활용 체계를 구축한다.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치원 및 유아교육의 정보화를 위해 초․중등학교 정보화 시스템(NEIS, EDUFINE 등)과 별도로 유치원 실정에 맞는 간명한 정보화 시스템(유아교육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현재 5개 시․도에만 설치되어 있는 시․도 유아교육진흥원을 각 시․도 교육청 단위로 설립하도록 지원한다. 유아교육진흥원은 유아교육에 대한 연구와 정보 제공, 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 유치원 교원 연수 및 평가를 담당하는 유아교육 지원기관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설치 가능하다.
선진화 방안 수립의 의미
우리나라는 그 동안 유아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초․중등교육에 비해 유아교육에 대한 재정투자․인프라 구축 등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발표된 유아교육 선진화 계획은 유아교육 인프라 강화는 물론 교육과정, 교원 정책 등 유아교육 전반에 걸친 선진화 작업을 통해 유아교육의 질적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동안 재정투명성 등이 문제가 되어 왔던 사립유치원을 지원형과 자율형으로 구분하고 재정지원과 책무성․투명성을 강력하게 연계함으로써 학교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아교육 선진화 계획에 포함된 추진 과제들은 대부분 내도에 구체화할 예정이며 교육과정 개편, 교사 임용․양성제도 개선 및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등은 2012년 이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종합적인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 계획 발표는 국가가 유아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아교육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홍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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