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치매 신약후보물질, 치매치료의 새로운 전기 마련

홍선화

news25@sisatoday.co.kr | 2010-01-20 12:14:05

‘RAGE 수용체’ 차단해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침착하지 못하도록 해 알츠하이머 근원적으로 치료 혈액과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적 조절에 관여하는 시스템

[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국책연구사업을 통해 발굴된 치매 신약후보물질이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인 Roche사에 최대 2억9천만 달러에 기술이전 돼 치매 치료의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퇴행성 뇌질환 신약후보물질 개발 사업의 과제 수행기업인 (주)디지탈바이오텍이 스위스 Roche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2억9천만 달러의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인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 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은 서울대 의대 묵인희 교수 연구진은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스크리닝하는 방법을 지난 2008년에 (주)디지탈바이오텍으로 기술이전했다.

2009년 5월 교과부의 ‘퇴행성 뇌질환 신약 후보물질 개발사업’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기관으로 선정된 (주)디지탈바이오텍은 서울대 약대 이지우 교수 연구진과 함께 치매 치료제 신약후보물질(DBT-066, RAGE수용체 억제제)을 도출했다.

다국적 시장조사 기관인 디시전 리소시스사(社)(Decision Resources)는 미국 등 주요 7개국 치매 치료제 시장규모가 2007년 기준 30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90억 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치매치료제로 시판중인 약물은 대부분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저해제로 원인치료보다는 증상완화에 초점을 맞춘 약물이다.

디시전 리소시스社에 의하면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저해제 약물은 2007년 기준 전체 치매치료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치매원인치료제의 개발과 증상완화치료제의 제네릭제품이 등장하면서 2017년에는 그 비중이 13%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다국적 제약사들은 치매의 원인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Amyloid Beta) 단백질이 혈액으로부터 뇌 속으로 진입하는 것을 매개하는 ‘RAGE 수용체’를 차단해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침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알츠하이머를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은 계약금액 면에서도 국내 신약후보물질의 해외 기술 이전 역사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이지만, Roche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신약개발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본 기술이전 협상 과정에서는 코트라가 국내외 기술이전 지원행사 개최를 통해 Roche사의 기술이전 담당자와 상담을 주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전개해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및 성과의 기술이전․상업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모범사례를 낳았다는 평가다.

교과부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및 미래기반기술사업을 통해 신(新)산업 창출의 기반이 될 원천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우수 연구성과를 중심으로 실용화가 가능한 과제를 발굴해 사업화를 더욱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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