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만발 소극장 뮤지컬 '두근두근'
박민아
news25@sisatoday.co.kr | 2010-04-05 14:27:25
[시사투데이 박민아 기자]
폭소만발 소극장 뮤지컬 ‘두근두근’
포복절도, 폭소만발, 웃음소리와 박수소리 그리고 함성소리가 끊이지 않는 뮤지컬이 있다. 수용인원이 100명도 되지 않는 소극장에서 웅장한 배경음악도 없이 관객을 순간에 휘어잡는 매력을 가진 뮤지컬 ‘두근두근’이 지난 4년간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롱런하고 있다. 랩으로 안내멘트를 날리는 스텝부터 시작해 끝맺음까지 관객들과 춤추고 노래하는 풍부한 즐길거리가 마련된 ‘두근두근’은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웬만한 공연들은 다 봤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그리고 알콩달콩 사랑을 싹틔우는 연인들이 보기에 안성맞춤인 공연이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남의 시선은 상관없다며 용감하게 공연장을 들어설 요량이라면 솔직히 말리고 싶다. 사방팔방 손 꼭 잡고 들어서는 커플들이 있기에 솔로들은 제대로 맘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극에 달한 남자가 생일을 맞는다. 상상속의 친구들이 축하를 해주지만 현실은 적막할 뿐이다. 등을 긁어줄 누구하나 없다. 너무 외로운 나머지 그는 목소리를 잃었다. 실연을 당한 여자가 있다. 그녀를 위로해주던 오르골도 고장나버렸다. 견딜 수 없는 실연의 고통에 그녀는 목소리를 잃었다. 그렇게 남자와 여자는 소리가 없는 세상 속에 버려졌다. ‘사랑, 소리나다’를 원작으로 한 카툰뮤지컬 ‘두근두근’은 소리가 없어진 두 남녀의 현실에서 시작한다. 우울 할 것만 같은 시작이지만 처음부터 공연장 안은 웃음과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정세혁 연출은 그들이 사랑을 깨닫는 과정에서 신선하고 독특한 발상으로 관객의 공감과 호응을 얻어냈다. 첫 번째 독특함은 ‘말’이 없는 대사이다. 배우들의 대사는 ‘두근두근’, ‘콩닥콩닥’, ‘헤벌레’, ‘불끈’ 과 같이 거의 의성어, 의태어로 이루어져 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상황에 과장된 행동과 코믹한 설정을 통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고 열 마디 말보다 효과적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두 번째 독특함은 뮤지컬에 배경음악이 없다는 것이다. 노래와 춤은 있지만 배우들의 목소리를 받쳐주는 악기의 사용도 최대한 절제했다. 두 남녀 주인공의 마음을 전해주는 맨입사운드 3인방은 그들의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맨입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악기삼아 노래한다.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 내는 맨입 사운드 3인방의 연기를 보는 것도 이 작품의 재미중 하나이다. 이날 공연이 끝나고 깜짝 프로포즈 이벤트가 있었는데 여느 이벤트와 비슷했지만 이날따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작품이 남겨준 여운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자는 준비해온 편지를 읽으며 수십 번도 넘게 마른침을 삼켰고 그 목소리는 연단에 처음선 어린아이 마냥 심하게 떨렸다. 그의 편지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그의 침 넘기는 소리와 떨리는 목소리에 관객들은 공감했다. 4월 6일부터 새로운 캐스팅을 선보일 카툰 뮤지컬 ‘두근두근’은 대학로 클막시어터에서 계속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박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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