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극락도 살인사건>의 촬영지 '가거도'에서 바다여행을 즐기자
장수진
sujinchang@naver.com | 2010-08-02 13:53:19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여름하늘은 청명한 가을하늘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여름하늘의 구름은 뭉게뭉게 뭉쳐져 입체감이 더하고 높은 가을하늘과 달리 낮게 드리워진 구름은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면서 하늘의 모습이 수시로 바뀐다. 여름하늘을 보고 있으면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하긴 그렇지 않아도 여름엔 여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여행을 떠나지 않던가.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산, 계곡, 바다, 해수욕장을 비교해가며 가슴 설레고 있을 당신에게 조금 멀지만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며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끝섬 가거도가 바로 그곳이다. 수도권에서는 KTX 열차와 여객선을 번갈아 타고 8~9시간동안 꼬박 내달려야 그 섬에 닿을 수 있다. 여객선이 출발하는 목포항과의 거리가 약 150km나 되고 면사무소가 위치한 흑산도도 70km나 떨어져 있는 섬이다. 그래서 큰맘 먹지 않고는 좀체 발을 딛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상상했던 것 이상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거도 한 복판에는 해발 639m의 독실산이 우뚝 서 있는데 이 산은 신안군뿐만 아니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산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가거도라는 섬과 독실산이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다. 독실산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구실잣밤나무, 굴거리나무, 참식나무 등의 상록수가 워낙 울창한데다 수시로 짙은 안개가 밀려와 길찾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가거도에는 버스나 택시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튼튼한 두 다리와 민박집의 소형 트럭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래서 무작정 걷거나 얻어 타지 않으면 마을과 마을 간을 왕래하기가 어렵다.
산세가 좋고 깎아지른 해안절벽에 둘러싸인 가거도에는 절경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인상적인 곳이 바로 섬등반도이다.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완벽한 반도지형을 보여준다. 영화<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로도 알려진 이 작은 반도는 물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천연전망대이다.
정식 유람선을 운항하지 않는 가거도는 낚싯배나, 어선을 빌려 타면 가거도의 해안절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가거도의 자연을 대표하는 가거도 8경으로 독실산 정상, 장군봉과 회룡산,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병풍바위와 망부석, 구정골짝, 소등과 망향바위, 남문과 고랫여, 국홀도와 칼바위 등은 남성미 넘치는 가거도의 자연을 대표한다.
등대와 대, 소국홀도 주변의 갯바위와 무인도에서는 대물을 꿈꾸는 낚시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거도에서는 배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데 마을 근처의 선착장에서 대나무 낚싯대만 드리워도 볼락, 망상어, 농어, 우럭 등이 곧잘 걸려든다.
가거도 맨 서쪽에 위치한 항리마을은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다. 해안절벽 위에 올라앉은 민박집 방안에서도 멋진 해넘이와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정보>>◎신안군청 http://tour.shinan.go,kr
문의전화 - 흑산면사무소 가거도 출장소 061)24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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