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환자 효율적 이송 위해 헬기 공동 활용
이성애
| 2013-12-20 10:17:03
시사투데이 이성애 기자] #지난 3월 11일 B씨(여, 68세)는 경기도 C골프장 잔디에서 일하던 중 골프장 카트에 깔려 119구급차로 인근 D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D병원에서는 수술이 어려워 강원도 원주의 E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 사망했다. 원주의 E병원은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병원으로 처음부터 닥터헬기로 직접 E병원으로 이송했다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지난 10월 14일 서해안의 작은 섬 주민인 A씨(남, 71세)는 오후 4시 작업 중 트랙터와 함께 추락해 의식 불명인 상태로 발견됐다. 보건소 의사는 긴급 상황으로 판단해 병원에 닥터헬기를 요청하고 119를 통해 소방헬기도 동시에 요청했다. 닥터헬기와 소방헬기가 비슷한 시간에 현장에 함께 도착했으나 중증환자에 대해서는 닥터헬기가 보다 적합하다고 보아 닥터헬기로 이송을 실시했고 소방헬기는 돌아갔다.
내년 3월부터 각 부처별로 각각 운영되고 있는 응급헬기 출동체계가 일원화 돼 응급환자를 효율적으로 이송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 국방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산림청 5개 부처는 부처별로 각기 운용중인 응급환자 이송 헬기 운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범부처 헬기 공동 활용방안’을 19일 마련했다.
현재 응급환자 이송 가능한 헬기는 5개 부처에 총 83대가 있다. 복지부의 닥터헬기(총 4대)는 의료장비를 갖추고 전문의가 탑승하기 때문에 긴급의료상황에 유리하지만, 야간과 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하다. 소방방재청의 소방헬기(총 27대)는 야간 비행뿐 아니라 환자 이송, 산악구조, 화재진압 등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지만 전문의 탑승이 제한적이다.
국방부 헬기는 군 장병 응급환자 후송(전·평시), 해양경찰청 헬기(총 17대)는 해상과 도서 중심 운행, 산림청 헬기(총 30대)는 화재진압 특화 등 각 부처의 전문 업무에 따라 보유 헬기의 특성과 운용방식에 차이가 있다.
그간 응급헬기 운용은 소방방재청 헬기 119, 해양경찰청 헬기 122, 닥터헬기 헬기별 개별번호 등 기관별 별개의 번호로 신고를 접수 받아 국민 입장에서는 상황에 맞는 정확한 출동요청을 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또한 부처 간에 출동상황을 서로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일한 신고에 중복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시간이 생명인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빠른 출동이 가능하고 의료진이 직접 탑승하는 닥터헬기가 적합하지만 출동상황이 공유되지 않아 타 기관 헬기가 우선 출동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앞으로는 각 부처 간 응급헬기 출동 시 119에 알리도록 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전체 헬기 출동 상황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중복 출동을 방지하기로 했다. 또한 중증응급환자는 가능한 닥터헬기가 우선 출동하고, 장거리나 다수환자 이송 시에는 소방헬기가 출동하는 등 부처 간 응급헬기 출동기준을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 부처 간 헬기특성과 전문 업무를 고려해 5개 부처 총 83대 헬기의 장점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역할분담을 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응급환자 이송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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