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폐사 오리 AI바이러스 검출... 국립축산과학원 직원들 허탈

정경화

| 2014-03-03 14:32:35

2개월 가까이 혼신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 방역망 뚫려 천안국립축산과학원

[시사투데이 정경화 기자] "두 달 가까이 가족 얼굴 보는 것도 포기하며 우리나라 축산자원의 보고를 지키려 했는데…. 드릴 말이 없습니다"

3일 임상 관찰 중 폐사한 오리에서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가금류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 중인 충남 천안 소재 국립축산과학원 산하 축산자원개발부 직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축산자원개발부는 지난 1월 17일 전북 종오리 농장에서 AI가 처음 발생하자 비상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면서 차단방역과 함께 외부 차량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등 사실상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담당하는 10여명의 직원은 곧바로 격리시킨 데 이어 최초 발생 이후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1월 25일부터는 110여명에 이르는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이들은 2개월 가까이 집에도 돌아가지 못한 채 농장 내 기숙시설에서 머무는 사실상 감금상태로 지냈다.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고 모든 업무는 임시 면회소 전화로만 이뤄져 왔다. 외부 음식물 반입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역망이 뚫려 어렵게 복원한 우리 고유의 토종닭 모두를 눈물을 머금고 매몰처분하고 있다.

이의 복원에는 최소 2년여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이 크게 번졌던 지난 2011년에는 축산자원개발부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에서 감염 사실이 발견돼 모두 살처분했으며 이 때문에 한때 씨돼지의 전국 인공수정센터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처럼 최고 수준의 방역망을 갖춘 곳이 잇따라 뚫리면서 방역체계 전반에 걸친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장영래 홍보팀장은 "천안 축산자원개발부는 기존 AI 방역 체계 외에 전파의 원인으로 보이는 가금류 퇴치를 위해 공포탄 사용 등의 모든 조처를 했는데 안타깝다"며 "이른 시일 안에 회복해 종축자원의 보고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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