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불안장애, 70대 이상 노인 3배 이상 많아"
김균희
| 2014-07-21 09:45:33
시사투데이 김균희 기자] 불안장애는 70대 이상에서 많고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불안장애의 진료인원은 2008년 39만8천명에서 2013년 52만2천명으로 1.3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대 이상이 인구 10만명당 3,051명으로 가장 많고 60대 2,147명, 50대 1,490명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 노인의 불안장애 진료인원은 60대 이하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연도별 진료인원은 2008년에서 2013년까지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에서 증가율이 두드러져 총 진료인원이 1.8배(연평균 12.3% 증가) 늘어나 전체 연령대 증가율 1.3배(연평균 5.6% 증가) 보다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호 교수는 “노인층에서 불안증상 환자가 많고 증가율이 높은 이유는 최근에는 이전 시대와 달리 자신의 노년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한 현실을 직면하면서 불안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경제적인 것은 물론 신체적 건강과 기능이 상실됐을 때 돌봐줄 사람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불안 상승의 큰 요인이다”고 말했다.
성별 진료인원을 보면, 201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남성이 807명, 여성이 1,401명으로 여성이 1.7배 많았다. 전체 진료인원도 남성이 19만3천165명, 여성이 32만8천886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7배 많았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증가율을 보면 남성의 연평균 증가율이 6.2%로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 5.2%보다 높았다.
불안장애는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사회 공포증, 특정 공포증, 광장 공포증 등 여러 진단으로 나뉜다. 각 진단마다 증상의 차이는 조금씩 있으나 병적인 불안과 공포가 핵심이다. 불안과 공포로 인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나타나는 자율신경계 증상이 두드러진다. 가슴 두근거림, 빈맥, 혈압 상승과 같은 심혈관계 증상을 비롯해 초조, 떨림, 과호흡, 설사, 어지러움, 두통, 졸도, 절박뇨, 빈뇨, 발한 등의 증상도 자주 나타난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몸에 큰 병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각종 검사를 받아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어지러움증, 가슴떨림, 호흡곤란, 소화장애 등의 증상이 계속 될 때는 불안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불안장애를 오래 방치할 경우 뇌기능과 심혈관기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자문을 구하고 치료 전략을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교수는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 중 스스로 정신과적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을 하고 있어도 정신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불안장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예방 자체가 쉽지는 않다. 적절한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외상을 통해 병적 불안이 유발되기 때문에 평소 적절한 휴식, 취미활동 등 심리적인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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