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폐기물 재활용한 기술 세계 최초 개발
민예진
| 2015-03-12 12:22:26
시사투데이 민예진 기자] 폐자원 중 하나인 제강 환원슬래그를 고부가가치 시멘트로 만드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폐금속·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과 함께 고철을 철로 제조하는 공정 중 발생하는 제강 환원슬래그를 급속히 냉각해 빨리 굳는 성질을 가진 속경시멘트로 제조하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제강 환원슬래그는 고철로부터 철을 제조하는 전기다. 공정에서 산화 후 다시 철로 환원시키는 공정에서 발생되는 염기도가 높은 폐기물로 전기로에서 발생하는 전체 슬래그 중 약 20%를 차지한다.
일반 시멘트가 굳히기(양생) 작업에 보통 20일 이상 소요되지만 속경시멘트의 양생 기간은 3시간에서 7일에 불과해 도로 긴급보수, 콘크리트 수중작업 등에 활용된다. 이 기술은 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액체상태의 제강 환원슬래그를 강력한 바람으로 급속히 냉각시키는 것. 이렇게 냉각된 결정체를 분쇄하고 첨가제를 혼합해 속경시멘트로 만드는 공법이다.
제강 환원슬래그를 공기 중에서 급속히 냉각시켜 유리질상 결정체로 만든 후 적정 크기로 분쇄하면, 시멘트가 물과 반응해 굳는 ‘수화반응성’이 높은 분말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석고 등 여러 첨가제를 배합해 속경시멘트를 만든다.
이번 기술 개발로 제강 환원슬래그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국내에서 연간 72만톤 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제강 환원슬래그는 그간 단순히 매립해 처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먼지와 오염된 침출수가 발생해 환경오염 문제로 지적돼 왔다.
또한 기존 속경시멘트 제조 방법 대신 제강 환원슬래그 재활용 기술을 적용해 만들면 연간 약 5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도 저감할 수 있다. 아울러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속경시멘트 산업을 국산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원슬래그 72만톤을 모두 속경시멘트로 제조할 경우 연간 43억 원의 환원슬래그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속경시멘트 2,880억 원 어치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제강 환원슬래그 발생량은 약 1,7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모두 적용할 때 약 6조 8,000억 원에 이르는 속경시멘트를 세계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은 “이번 기술개발 성공은 온실가스 저감, 환경 선진국 도약 등 다양한 환경 분야의 현안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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