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사건' 전두환·노태우 나란히 섰던 법원청사 417호, 21년 후 '뇌물죄' 박근혜·최순실 재판한다

박미라

| 2017-05-22 18:18:52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3일 법원종합청사 417호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첫 공판에서 취재진의 법정 모습 촬영을 일부 허가했다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지난 3월31일 구속된 이후, 53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과 함께다. 지난 1996년 3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나란히 섰던 곳 법원종합청사 417호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3일 법원종합청사 417호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첫 공판에서 취재진의 법정 모습 촬영을 일부 허가했다.

촬영은 재판부가 법정에 들어온 뒤 개정을 선언하기 전까지만 허용된다. 통상적으로 재판 과정은 촬영이 허가되지 않으나, 전직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이라는 사안의 중요성과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공판기일은 준비 절차와는 다르게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2차례 진행된 준비 절차서 모습을 드러낸 바 없으나 이날 열리는 공판 기일에서는 출석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31일 구속된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재판부가 촬영을 허가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 모습은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지게 된다.

박 전 대통령 옆에는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의 핵심인 최순실(61)씨도 함께 한다. 국정농단 사태가 발발한 뒤 첫 법정 조우다. 둘 사이에 어떤 기류가 흐를지도 주목된다.

417호 대법정은 지난 1996년 3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나란히 섰던 곳이다. 당시에도 법원은 두 전직 대통령의 공판 촬영을 허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 피고인으로서 두 번째 사례로 남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법정에서는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재판과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씨 조카 장시호(38)씨 등 첫 재판도 열린 바 있다. 역시 법정 촬영이 허가됐었다.

23일 대법정은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찾은 시민과 취재진들로 북적일 예정이다.

지난 19일 진행된 박 전 대통령 1·2차 공판 방청 신청에서는 68석의 방청석을 두고 시민 525명이 응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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