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송환 거부 '최순실 딸 정유라' 150일만에 피의자신분으로…劍, 의혹 조사 시작

박미라

| 2017-05-31 17:10:04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3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검찰에 체포된 채 계류장으로 나오고 있다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개명전 정유연·21)씨가 31일 강제송환됐다.

그간 한국송환을 거부해왔던 정씨는 지난 1월1일 덴마크에서 체포된 뒤 150일만에 피의자신분으로 송환됐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대한한공 926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정씨는 오후3시15분께 검찰 관계자들과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6분여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정씨는 이대 특혜입학과 삼성지원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어머니 최씨에게 떠넘기는 모양새였다.

정씨는 "아이가 거기(덴마크)에서 가족도 없이 혼자 오래 있었다"며 "빨리 입장 전달하고 오해 풀어서 해결하기 위해 들어왔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화여대 특혜에 대해서 "학교를 안갔기 때문에 입학취소를 인정한다"며 "저는 제 전공도 뭔지도 잘 모른다. 한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입학취소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승마지원 특혜에 대해서는 "딱히 그렇게 생각해본적 없다. 일끝나고 돌이켜보니.... 잘 모르겟다"라며 "어머니께서 삼성전자가 또 승마단을 통해 총 6명을 지원하고 그 중에 한명이 저라고 하셔서 그런줄 만 알았다"고 했다.

정씨는 또 이화여대 면접 당시 승마복을 착용하고 금메달을 들고 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단복을 입고 가지는 않았다. 제가 임신 중이어서 단복이 안 맞았다. 단복은 다른 친구가 입었다"면서 "메달은 이대만 들고간 게 아니라 중앙대에도 들고 갔다. 어머니가 입학사정관에게 메달 들고 가도 되는지 여쭤보라고 했고 (입학 사정관이) 된다고 해서 가지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억울하느냐'는 질문엔 "제가 어머니와 전 대통령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저는 억울하다"며 "제가 모든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아는게 별로 없다. 저도 계속 퍼즐을 맞추고 있는데도 잘 연결되는 게 없다"고 답답한듯 토로했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돈도 실력이다'라는 과거 SNS 글에 대해서는 "그때는 제가 참 어렸다. (주변 사람들과) 다툼이 좀 있었다. 돈으로만 말 탄다는 말이 많아서 욱하는 어린 마음이 있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저도 아기가 있는데 제 자식이 어디 가서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속상할 것 같다"고 덧붙이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씨 재판에 대해서는 "어머니 재판 내용을 듣지도 보지도 못해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하나도 전해 듣지 못했다. 안에 갇혀 있어서 검색할 수 없었다"면서 "(변호인을 통해) 어머니가 아직 형을 받는 재판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답했다.

아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씨는 "보모와 아들은 따로 들어온다"면서도 입국 날짜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난감해 했다.

체류비용에 대한 질문에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정씨는 덴마크 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이어오다 범죄인인도 결정에 대한 이의를 철회하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법무부는 정씨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해 덴마크는 물론 제3국 경유지인 네덜란드 정부와 호송절차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 29일 정씨 송환을 위해 검사 1명과 여성 수사관 1명을 포함해 총 5명을 덴마크로 급파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4시8분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기내에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앞서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정씨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2023년 8월까지 유효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이날 정씨 조사는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담당한다.

특수1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수사에서 삼성그룹 뇌물죄 수사를 담당한 부서다.

앞서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삼성그룹 승마지원을 중심으로 한 부당 특혜 의혹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이대 학사비리 등 부수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맡도록 나누면서 고강도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정씨가 최씨를 등에 업고 누렸던 온갖 특혜는 업무방해 또는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모습을 바꿔 정씨를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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