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영화 '1987', 재미·감동·메시지 겸비한 정말 대단한 작품…천만 넘을 것 예감"

윤용

| 2018-01-07 17:07:10

블랙리스트 예술인 오찬…"블랙리스트로 피해 입으신 분 만나면 늘 죄책감 느껴, 진실규명해 책임 있는 사람들 처벌…문화예술 지원하되 간섭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관람객들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영화 1987 관람하고 블랙리스트 예술인과 오찬간담회(사진=청와대)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서울 용산CGV에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보고 "아주 뭉클한 마음으로 봤다"며 "어쨌든 영화가 재미, 감동, 메시지 등 어느 하나만 이뤄도 참으로 대단한 영화인데 이 영화는 그렇게 재미와 감동, 메시지 등 3가지를 모두 그렇게 겸비한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가 영화를 한 번씩 보는데, 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1000만을 넘기겠다, 아니겠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오늘 영화를 보니까 이 영화는 확실히 1000만을 넘기겠다는 확실한 예감이 든다. 국민께서 이 영화를 많이 봐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이 영화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 실제로 6월 항쟁, 또 그 앞에 아주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의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독재권력, 이게 힘들었지만 못지않게 부모님들이나 주변 친지들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였다"며 "촛불집회에 참석할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신 분이 많을 것이며,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느냐'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저는 오늘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실제로 한 순간에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항쟁을 한 번 했다고 세상이 확 달라지거나 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 속 87년 6월 항쟁으로 우리가 택시운전사란 영화로 봤던 택시운전사의 세상과 그 세계를 6월 항쟁으로 끝을 낸 낸 것이다. 그리고 6월 항쟁 이후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서 여한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시켜준 게 촛불항쟁"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렇게 역사는 금방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면서 뚜벅뚜벅 발전해오고 있다. 우리가 노력하면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연희(영화 속 등장인물)도 참가할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용산CGV에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근처 한 식당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이른바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과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블랙리스트 이야기를 듣거나 또는 피해 입으신 분들을 만나면 늘 죄책감이 든다"며 "제가 가해자는 아니지만, 저 때문에 그런 일들이 생겼고 많이 피해를 보셨으니 그게 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옆에 앉은 배우 김규리 씨를 보면서 "제가 듣기로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심지어는 뭐 이렇게 자살을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들었다. 김규리 씨는 예명을 바꿨죠 못 견뎌서"라고 말했다.

이에 김규리 배우는 "원래 이름이 두 개였는데, 김민선으로 쓰다가 바꿨죠"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실제로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2012년 대선 때 저를 지지하는 활동을 했다거나 문화예술인들의 지지선언에 이름 올렸다거나 그 아주 단순한 이유 하나 때문에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며 "그 이후 세월호 관련해서 또 많은 분이 고초를 겪었는데 그런 일들조차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교체에 성공했다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라는 늘 회한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어려운 시기에 많은 고통을 겪으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별로 그 아픔에 대해서, 지난날의 고통에 대해 보상해 드릴 길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나는 그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서 그에 대해서 책임 있는 사람들, 벌 받을 사람들이 확실히 책임지고 벌 받게 하는 게 하나의 일이라 생각하고, 두 번째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문화·예술인들이 정치적인 성향이나 또는 정치적 의사 표현 때문에 예술 지원 같은 데에서 차별을 받는다든지 또는 예술 표현의 권리에서 억압을 당한다든지 이런 일이 없도록, 나아가서는 문화·예술인들이 제대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인 여러 가지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리되 그 지원에 대해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일절 차별하지 않겠다"며 "지원하면 정부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360만 관객을 돌파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987'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43만571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366만7085명.

'1987'은 1987년 1월에 실제 일어났던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같은 해 6월의 민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30년 전의 뜨거운 함성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냄으로써 관객들에게 그 시절 그 때의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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