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매년 수천억원 쓰는 정책연구용역 공개·검증 강화
이해옥
| 2018-10-22 10:22:59
[시사투데이 이해옥 기자] 정책이나 사업의 타당성 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공공부문 정책연구용역의 공개와 검증이 강화돼 연구용역 관리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2일 ‘공공부문 정책연구 투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공직유관단체에 내년 10월까지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방대한 공공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정책연구결과에 대한 공개가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익위가 78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한 결과, 최근 5년간 공공부문에서 추진된 정책연구용역은 총 3만3,985건으로 규모는 약 2조 3,631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정책연구용역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 공직유관단체의 경우 별도의 연구용역 관리규정이 없어 연구자·과제 심의, 결과평가·공개 등과 관련한 공정성 확보장치가 부족했다.
특히 공직유관단체 연구용역의 상당수가 특정인과의 학술연구 필요성을 이유로 수의계약으로 체결됐음에도 수의계약 사유를 심의하지 않거나 증빙·정산 없이 연구비가 지급된 사례도 있었다.
또한 막대한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정책연구용역의 52.6%가 과제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등 비공개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년간 1조 2,616억원을 쏟아 부은 479개 공직유관단체 용역의 84.5%가 연구목록과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비공개 비율도 44.0%에 달했다. 정책이 이미 시행돼 비공개 사유가 사라졌는데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익위는 수의계약 사유의 적절성 심사, 연구비 증빙·정산 제도화 등을 포함해 연구용역 관리규정을 정비하도록 공직유관단체에 권고했다. 공개가 미흡했던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에는 프리즘(정책연구관리시스템)과 클린아이(지방공기업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연구결과를 공개하도록 했다. 공개시스템을 통해 계약방식·금액, 연구자정보 등 계약정보를 첫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검수단계에서 유사성 검증도 제도화하도록 했다. 프리즘, 학술지인용색인 등 유사성검증시스템의 검토결과를 분석해 기존연구와 유사정도가 높은 경우 연구비환수, 참여제한 등으로 제재하도록 했다. 연구용역, 학술논문, 빅데이터 등 공공과 민간의 연구결과를 통합해 유사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종합시스템 구축도 검토하도록 했다.
권익위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연구결과가 정책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검증이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