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누리양 실종 10일 만에 극적 발견…'차가 흔들려요'라며 비교적 양호한 상태

박미라

| 2019-08-02 18:17:29

2일 오후 2시40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조은누리(14)양을 실종 열흘 만에 구조한 군 수색대가 산을 내려오고 있다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사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열흘 만에 발견됐다.

조양 실종신고 이후 민·관·군·경 합동수색단은 누적인원 5799명을 투입해 일대를 수색해왔다. 경찰 2678명, 군 장병 2366명, 소방 특수구조대 469명, 기타 286명 등의 인력과 드론, 열화상 카메라, 수색견 등의 장비가 차례로 투입됐다.

이들은 조양이 실종된 지난달 23일부터 실종지역 22차례, 드론 25차례, 마을 및 공가 7차례씩 수색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조양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일대 진·출입 차량 50여대의 행적을 쫓는 등 수색과 수사를 병행했다.

특히 경찰은 공개 수사로 전환해 경찰, 소방, 군 장병, 공무원 등 지금까지 연인원 5700여 명과 지난 1일 수색에는 특수학급 담임교사, 충북대 정신의학과 교수, 언어심리치료사 등 발달장애 전문가를 투입했다. 1일부터는 실종현장 산 능선이 맞닿은 보은지역 야산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군 수색대가 2일 오후 2시40분께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조 양을 찾았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0분께 충북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산 35번지 야산 정상 부근에서 군 수색대와 수색견이 수풀 속에 누워있던 조양을 발견했다.

조양이 실종된 무심천 발원지로부터는 뒤편으로 직선거리 920m, 도보이동거리 1.5㎞ 떨어진 지점이었다.

조양은 의식과 호흡이 있는 상태로 구조돼 119구급차를 타고 충북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초 조양은 헬기로 이송될 예정이었으나 여건상 구급차로 변경됐다.

조양은 병원 이송 과정에서 "차가 흔들려요"라고 말하고 눈을 깜빡이는 등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리에는 나뭇가지 등에 긁힌듯한 상처가 많았다.

조양은 이날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상사와 수색견에 의해 구조됐다. 박 상사는 수색견이 짖는 곳에서 조양을 발견한 뒤 탈수 증세를 보이는 조양에게 물을 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상당경찰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었고, 칡넝쿨 등 숲이 우거져 있어 앞을 분간하기도 어려운 장소였다"며 "이틀 전부터 보은군청 공무원이 투입돼 수색 범위를 보은지역으로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양이 하산하다가 무슨 사유에 의해 산속으로 들어간 뒤 장시간 헤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양의 생존 사실을 확인한 조양의 어머니는 "모든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 탈수 등의 걱정은 없었다"며 "단 한 시도 희망을 놓치 않았다"고 말했다.

조양 어머니는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보여주듯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한편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10시30분께 이곳에서 일행과 산책하던 중 실종됐다. 조양은 이날 어머니와 남동생, 지인 등 10명과 함께 숲 산행 체험을 하기 위해 계곡 주변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조양은 어머니에게 "벌레가 많아 먼저 내려가겠다"고 하산한 뒤 실종됐다.

조양 일행은 무심천 발원지를 둘러보고 1시간30분 뒤 산에서 내려왔으나 조양은 사라진 상태였다.

지적장애 2급에 자폐 증상을 앓고 있는 조양은 산에서 내려오는 과정에서 길을 잃고 일대 야산을 헤맨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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