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이름값 한 류현진, 토론토 유니폼 입는다…계약기간 4년·8000만달러(한화 약 930억)
박미라
| 2019-12-23 20:33:3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는다. 계약기간 4년, 8000만달러(한화 약 930억원).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23일(한국시간)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기간 4년, 8000만달러(929억6000만원)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대어급 선발 투수로 꼽힌 류현진(32)은 토론토로 마음을 정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류현진(32)의 가치를 인정해줬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류현진의 국내 매지니먼트인 에이스펙코퍼레이션은 "아직 사인을 한 것은 아니고 토론토의 제안에 합의한 수준이다. 메디컬 체크 후 최종 사인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발군의 제구력에 포심·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가미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이에 류현진의 몸값을 1억달러 이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반면, 잦은 부상 경력으로 인해 장기계약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에이스급 선발투수가 절실한 토론토는 8000만달러라는 거액을 류현진에게 안겼다.
연평균 2000만달러는 엄청난 금액이다. 통산 119승에 빛나는 매디슨 범가너는 5년 총액 8500만달러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계약했다. 연평균 금액은 1700만달러로 류현진에 미치지 못한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계약 규모만 놓고 보면 2위에 해당한다.
추신수는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에 사인했다. 추신수 역시 연평균 금액은 2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박찬호는 지난 2000년 12월 텍사스와 5년 총액 6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에게 액수에서 뒤지지만, 19년 전에는 대형 계약이었다.
또한 류현진의 계약은 토론토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이다. 2006년 버논 웰스(7년 총액 1억2600만 달러), 2014년 러셀 마틴(5년 총액 8200만달러)에 이어 류현진이 세 번째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6년 3600만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순수 연봉으로만 1억1600만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지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3억3000만달러에 사인한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이며, 투수 최고액은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게릿 콜(9년 3억2400만달러)이다.
콜은 연평균 금액에서 3600만달러로 당당히 1위에 등극했다.
한편 이번 계약과 관련 내년 시즌 33세가 되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거로서의 사실상 마지막 FA 시장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4년 장기 계약과 두둑한 몸값이라는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겨울 류현진(32)이 LA 다저스로부터 받은 퀄리파잉오퍼(QO) 수락은 '신의 한 수'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3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6년간 3600만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은 2018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고,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오퍼를 받았다.
퀄리파잉오퍼는 원 소속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다. 연봉은 빅리그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이다.
류현진은 FA 시장에 나오는 대신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했다. 179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다저스에서 1년 더 뛰는 것을 택했다.
사실 류현진의 몸 상태에 의혹의 시선이 많았다. 2015년 왼쪽 어깨, 2016년 왼쪽 팔꿈치를 연달아 수술하며 암흑기를 보낸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사타구니 부상 때문에 약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류현진의 퀄리파잉오퍼 수락은 1년 더 다저스에서 뛰면서 건강하다는 것을 입증한 뒤 더 좋은 대우로 FA 계약을 하겠다는 계산이 담긴 선택으로 해석됐다.
그는 "20승을 하고 싶다"며 부상과 기복없이 한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했고, 182⅔이닝을 던졌다. 192이닝을 던진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잔부상이 있기는 했으나 공백이 길지는 않았다.
성적도 빼어났다. 올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올해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이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하고 1년이 흐른 뒤, 그의 건강에 대한 물음표는 거의 사라졌다.
이번 FA 시장에서 류현진은 최대어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잇는 대어급 선발 투수로 평가받으며 수 많은 팀의 관심을 끌었다.
결국 류현진은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하는데 성공했다. 내년이면 만 33세가 되는 류현진의 계약기간이 3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4년 계약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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