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자연생태계 보전과 후진양성 이정표 세운 ‘새(鳥)박사’
이윤지
| 2021-07-30 09:51:01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숲에서 지저귀며 계절을 알리고 해충을 잡아먹어 생태계를 지켜주던 새들이 무분별한 개발, 불법적인 포획과 밀렵, 고의적인 농약 및 유독물 살포 등으로 사라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분류된 267종의 동·식물 가운데 절멸될 위기에 처해있는 조류만 63종에 달한다.
(사)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 조삼래 회장은 “백로로 인한 소음·배설물 악취 등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쳐 나무를 베어낸 사례, 건설업자에 의한 무분별한 모래 채취로 새들이 잠자리였던 사주(모래언덕)를 떠나는 경우 등 조류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적 개발’이 이뤄져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난개발로 인한 생태계 훼손에 일침을 가하고,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야생조류의 행동 및 번식생태 연구에 힘써 온 조 회장은 인생 자체가 ‘새(鳥)’이다.
산과 들을 벗 삼아 유년시절을 보낸 조 회장은 공주사범대학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경희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며 자연스레 조류학자의 길을 걸어왔다.
‘평생 자연생태 과학자로 살고 싶다’는 의지와 조류생태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한국 조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훌륭한 스승(故원병오 선생)의 애정 어린 보살핌과 지도가 없었다면 현재의 모습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 그는 회고한다.
이런 조 회장이기에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헌신적이다. 그가 정성을 다해 정도(正道)로 가르친 제자들이 곧 조류생태계 발전의 밑거름이 되리란 신념에서다.
▲강경여고(現강경고) 교사 ▲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자연과학대 학장 ▲전국 국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 협의회장 ▲한국조류학회장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천연기념물 조류인공복원 연구소장 ▲(사)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장 등의 전·현직 프로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최초, 환경 NGO(비정부 민간단체)’로 1963년 설립된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의 제29대·30대(연임) 회장으로서 ▲국내 서식 동·식물 실태조사 ▲자연보호운동 ▲생물다양성 보존 및 평가 ▲자연보존지(계간지) 편찬 ▲조사보고서 발간(환경실태 조사, 보존대책 강구) ▲자연생태관광 ▲재미있는 야생 동·식물 이야기 발행 등을 이끌며 자연환경·자원 보전 활동에 길잡이가 되어왔다.
그러면서 학문적·실무적 전문성을 겸비한 실사구시를 구현하며 ‘SBS TV동물농장,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등 각종 방송프로그램에 ‘조류 전문가, 새(鳥) 박사’로 출연, 시민들이 자연과 생물을 좀 더 가까이 하도록 도왔다.
한마디로 교육자로서 공익(公益)을 위해서라면 갖은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삼래 회장은 “47년간 교육자로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평생을 탐조(探鳥) 활동에 나섰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게 주어진 달란트가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열정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새, 사람, 자연 등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와 체험문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도에 ‘생태테마파크’를 조성 중”이라고 귀띔하며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새들이 멸종되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람”도 잊지 않았다.
한편, (사)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 조삼래 회장은 조류학 권위자로서 조류·생태학 분야 학술연구와 교육발전에 헌신하고, 천연기념물 조류 복원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자연환경·자원 보호 및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1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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