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에서 이룬 기적…국내 산림복원의 선도모델 세워

이윤지

| 2021-10-08 10:28:52

포천편백나무농원 우세균 대표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식물(나무)과 공기(산소)는 불가분의 관계다. 나무는 탄소동화 작용을 통해 인간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식물은 특유의 물질을 발산하는데 바로 ‘피톤치드’다. 편백나무는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강화, 아토피, 치매예방, 숙면, 비염, 살균·살충 효과 등 광범위한 효능을 자랑한다. 실로 자연이 주는 치유의 선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추위에 약한 편백나무는 주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분포하고 있었다. 그 편백나무를 경기북부지역에서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하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이가 있으니 포천편백나무농원 우세균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부터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달린 그는 ‘인생 2막’을 공익(公益)활동에 기여하고자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며 편백나무를 키웠다.

우 대표는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으로 곳곳에 쓰러진 소나무·잣나무를 보게 됐고, 산림복원에 남은 생을 바칠 것을 결심하며, 강한 병충해 저항성을 가진 편백나무를 대안 수종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했다. 심지어 그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았다. 곡괭이와 삽을 들고 10년간 산에서 두문불출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우 대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힘들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한다’고 되새기고,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다짐했다.

실제 우 대표는 10만 그루 생산을 목표로 첫해에 100만 개의 씨앗을 뿌렸으나, 단 한 그루만 살아남았다. 그 과정에서 체득한 진리로 ‘토양이 건강해야 나무도 건강하다’는 것을 알았고, 3년간 소의 사료로 쓰이는 수단그라스를 심어 다 자라면 잘게 갈아 토양의 영양분으로 공급했다.

또한 싹이 올라오면 겨울철에는 햇빛을 차단했다. 혹독한 생육환경을 조성해 스스로 추위를 이겨낼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2015년 편백나무를 4년생까지 키우는데 성공했고, 나무의 생장률이 80%에 달한다.


현재 포천시 화현면·일동면 등 6개 농장 8만2645㎡(2만5천 평)에서는 연생에 따라 갓 싹을 틔운 것부터 7년생까지 편백나무 5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그러면서 연간 현장인원만 1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고용(일자리)창출에도 크게 기여해왔다. 이처럼 그가 편백나무 재배에 성공하자 농장을 찾는 관공서와 산림청, 요양시설 관계자 등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우세균 대표는 “그간의 재배기술 등을 체계화 해 학계나 관련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향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개성에 편백나무를 발아하고, 북한에 조림기술을 전수해 민간외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편한 노후도 마다하며 가시밭길을 걷는다고 주위에서 많이들 만류했지만,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묵묵히 지지·응원해준 아내의 내조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극복하지 못할 역경은 없다’는 신념과 불굴의 의지로 ‘임업인의 교본’이 되어온 우세균 대표가 또 어떤 이정표를 세울지 기대된다.

한편, 포천편백나무농원 우세균 대표는 경기북부지역 최초로 편백나무 재배에 성공하고, 산림의 공익가치 제고를 도모하며, 국내 산림경영 발전과 조림사업 활성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1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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