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누리호 발사 참관, 목표에 이르지 못했지만 우주 700km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 대단한 일···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
윤용
| 2021-10-21 21:23:06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누리호 비행시험이 완료되었다"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발사를 참관한 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발사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 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없이 이루어졌다"며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이다.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km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12년 만에 여기까지 왔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랜 시간, 불굴의 도전정신과 인내로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항공우주연구원과 학계, 300개가 넘는 국내 업체 연구자, 노동자, 기업인께 진심으로 존경과 격려 인사를 드린다.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면서 "조금만 더 힘을 내 달라. 국민 여러분께서도 끝까지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특히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과학기술력의 총 집결체"라면서 "먼저 개발한 우주 선진국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기술이기에 후발 국가들이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고 강조했다.
또 "누리호의 로켓엔진은 높은 압력을 견디고 섭씨 3300도의 화염과 영하 183도 극저온 속에서 연료를 안정적으로 연소시켰다"며 "이제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에 실어 목표궤도에 정확히 쏘아 올릴 날이 머지 않았다. '대한민국 우주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50년대 이후 본격화된 우주개발은 체제 경쟁과 국가 안보를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오늘날, 실생활을 바꾸는 수많은 기술혁신의 기폭제가 되었고 인공위성은 방송·통신과 GPS는 물론 환경과 국토관리, 재해와 재난 대응까지 그 활용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실용적인 인공위성들을 자체 제작하여 운용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이용해야만 했다. 이제 우리는 한 걸음만 더 나아간다면 우리의 발사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인공위성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주개발에 앞서는 나라가 미래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우리도 늦지 않았고 누리호의 성능이 조금만 더 정밀해진다면 독자적인 우주수송능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열 수 있다"며 "정부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흔들림 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을 꾸준히 높이고 다양한 위성 활용으로 이어가겠다"며 "2027년까지 다섯 번에 걸쳐 '누리호'를 추가로 발사하겠다. 누리호 뿐 아니라 다양한 발사체 개발에 힘쓰겠다. 내년부터 총 3조7천억 원을 투입하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KPS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로 다양한 우주발사체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며 "2024년까지 민간기업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나로우주센터에 민간전용 발사장을 구축해 발사 전문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달,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이 과기정통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된다"며 "민·관의 역량을 결집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세계적인 우주기업이 탄생하도록 정책적·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더욱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의 꿈을 이룰 것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겠으며, 내년에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NASA가 50년 만에 추진하고 있는 유인 달 탐사 사업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거론한 뒤 "2023년에는 NASA와 함께 제작한 태양관측망원경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2029년 지구에 접근하는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다양한 우주탐사 사업을 통해 우주산업과 기술발전의 토대를 탄탄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지난 2월 미국의 화성탐사선이 화성의 바람 소리를 담아 지구에 보내왔다. 78억 인류에게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해주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늦게 시작했지만 오늘 중요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우주를 향한 꿈을 한층 더 키워나간다면 머지않아 우주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다. 누리호와 함께 드넓은 우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더 힘차게 전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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