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기록종 '둔치개밀' 전남 화순 첫 발견..야생동식물 총 7,329종 확인
이윤지
| 2022-05-19 12:55:40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국내 서식 기록이 없던 둔치개밀(벼과) 200여 개체가 전남 화순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실시한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 3차년도 조사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강릉, 거제, 제주 등을 중심으로 수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189과 2,099종의 식물과 572과 5,230종의 동물 등 총 7,329종이 확인됐다. 이는 1년 전 2차년도 인제, 예천, 고창 등에서 발견된 7,627건과 비교해 다소 줄은 것.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Ⅰ급 17종, Ⅱ급 81종 등 총 98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암매, 풍란 식물 2종과 황새, 저어새, 산양, 비바리뱀 등 동물 15종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가시연, 솔잎난, 복주머니란 등 식물 27종과 애기뿔소똥구리, 하늘다람쥐, 담비, 금개구리, 물방개 등 동물 54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 서식 기록이 없던 둔치개밀 200여 개체가 전남 화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둔치개밀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자생 현황이 처음 확인됐다. 습한 물가 주변에서 자라는 특징을 가진 둔치개밀은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밀의 품종개량을 위한 유전자원으로써 가치가 매우 높다고 인정받는 식물이다.
또한 국내 자생여부가 불분명했던 개방동사니가 제주도 일대에서, 잔나비나물의 자생지가 전북 완주와 경남 고성 일대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발견된 미기록종과 자생지는 지난해 9월, 12월 국내 식물분야 전문 학술지인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등록돼 자생생물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
이 밖에도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붉은해오라기가 서해안 2곳과 제주도 2곳에서 관찰됐다. 일부 지역은 무인감지카메라도 관찰됐다.
전 세계적으로 1,000∼2,500여 개체만 생존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기도 한 붉은해오라기는 조심성이 매우 많은 야행성 조류로 노출된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국내에서 조사된 자료가 드문 편이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 미기록종 자생지 등을 발견하며 조사의 필요성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반도 생물종 현황 및 생물상 분포를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전국자연환경조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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