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게걸무’ 활용가치 확대…꿈을 향한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

이윤지

| 2022-09-02 10:49:34

이천현암무지개식품 이종열 대표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이천 밭에서만 나는 산삼으로 불리는 ‘게걸무’는 목화밭이나 콩밭 사이에서 재배해 온 지역의 토종무다. 기관지와 기침, 천식, 폐 질환에 효과가 탁월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시국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식품으로, 2014년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됐다.

맛의 방주는 150여개 회원국이 가입한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소멸위기의 종자, 식재료, 음식 등을 발굴·보전하기 위해 선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울릉도 칡소, 진주 앉은뱅이 밀, 연산 오계, 장흥 돈차 청태전, 제주 흑우, 태안 자염’ 등이 맛의 방주에 등재돼 있다.

이런 게걸무의 효능을 바탕으로 ‘이천현암무지개식품 이종열 대표’가 게걸무를 재배·생산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연구·개발하며,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이정표를 세워 나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에서 8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다. 대를 이어 6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며 ‘벼농사, 축산업(한우·양돈), 양잠업, 양묘, 양식업(민물고기), 인삼, 토마토, 원예’ 등 다양한 농작물을 키워왔다. 끊임없는 도전·시험정신으로 1986년 아시안게임을 기념해 시설하우스에서 3만5천개의 국화를 키워내기도 했다.

이처럼 작목을 전환하면서도 빼놓지 않고 심은 것이 바로 ‘게걸무’였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게걸무를 심고, 해마다 게걸무로 김치와 조청을 만드셨던 모습을 보고 자연스레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우연히 ‘게걸무씨 기름을 구해달라’는 누나의 부탁을 계기로 이 대표는 게걸무 가공에도 발을 내디뎠다.

그러면서 이천농업생명대학을 찾아 학구열을 불태우고, 지난해 이천농업생명대학원에 입학했다.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자’라는 철칙을 실천하며 게걸무를 이용한 건강한 먹거리 개발에 여념이 없다.

그 배움의 결정체로 2020년 이천현암무지개식품을 설립한 그는 농장에서 직접 키우고 수확한 게걸무와 유채, 녹차잎 등의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생산하며 온·오프라인으로 판매 중이다.


주요 상품으로는 ▲농사지은 게걸무의 씨앗을 수확해 압착과정을 거쳐 짜낸 <게걸무씨 생기름> ▲유채 씨앗을 수확해 압착과정을 거쳐 짜낸 <현암 유채씨 생기름> ▲게걸무와 쌀·보리·조·수수·귀리를 넣어 만든 <오골게걸조청> ▲직접 재배하는 녹차나무의 녹차잎을 분말가공해 개발한 <녹매청 맛고추장> ▲쌀·보리·조·수수·귀리와 초석잠 자연꿀로 만든 <초석잠 꿀청> 등이 있다.

이처럼 농업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이 대표의 또 다른 명함은 ‘유치원 설립자’다. 1970년대 27세의 나이로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부친께서 물려주신 땅을 팔아 ‘백사재건중학교’를 설립·운영한 그는 1984년 중학교 의무교육이 실시되며 재건학교의 문을 닫았다. 이후 1986년 백사유치원(現 무지개유치원)을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한다.

이 대표는 “돈과 명예보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신은 “항상 유연한 사고를 갖고 새로움을 추구하며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공자의 논어 가운데 ‘배우고 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란 글귀가 있다. 팔순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는 이종열 대표야말로 존경받아 마땅하다.

한편, 이천시의 특산물인 ‘게걸무’ 재배 및 가공식품 생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헌신하고, 소비자 안전먹거리 공급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도모하면서, 농업 경쟁력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2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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