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용인시 문화예술 진흥·후진 양성에 열정 쏟아
이윤지
| 2022-12-02 10:13:19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한 마디로 딱 ‘예술가’이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잘 보이려고 포장하지도, 예술가로서의 명예나 성취를 위해 애쓰지도, 세태의 흐름에 편승하지도 않는다. 일생을 허례허식이 아닌 소신껏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러길 원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면 된다”고 했다.
바로 안젤리미술관(www.angeliartmuseum.net) 권숙자 관장의 얘기다.
권 관장은 강남대학교 회화전공 교수로서 37년의 세월동안 강단을 지키며, 후진양성에 정성을 쏟았다. 정도(正道)로 가르친 제자들이 곧 문화예술 발전의 밑거름이 되리란 신념에서다.
그러면서 미술계의 중진으로 문화예술의 총체적 발전에 기여해왔다. 경기여류화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고문으로 활동하며, (사)국가보훈 문화예술협회 부회장,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함이 일례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캔버스라는 전통 회화의 평면에서 벗어나 릴리프(부조화)로 재료의 다양성을 꾀하고, 상상력을 불어넣어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처럼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일궈온 권 관장은 서울,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국내외 개인전(32회)과 ‘한국현대미술 뉴욕초대전, 한·러 현대미술 러시아 초대전’ 등의 단체전·초대전·회원전을 통해 작품의 진수를 선보였다.
그 결과 대한민국 국전 우수작품상(1977·1978),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2001), 남송국제 아트페어 우수작품 특별상(2008), 독일 괴테문화원 최대전 최우수상(2010) 등을 수상하며 대중과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권 관장이 사재를 털어 2015년 개관한 안젤리미술관은 ‘그녀가 얼마나 우리나라의 미술발전에 큰 애착을 갖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이탈리아어로 ‘천사들’을 의미하는 안젤리(Angeli) 미술관은 용인특례시 처인구 이동면 용덕저수지 옆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2,500평의 대지 위에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 교육실, 예술대화방, 회의실, 체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300평 규모의 야외 공연장까지 4년간 부지매입, 설계, 디자인, 건축, 조경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권 관장이 직접 기획했다.
권숙자 관장은 “30대의 젊은 시절, 프랑스 니스를 여행하던 중 샤갈미술관을 방문했고 한줄기 햇살이 미술관 바닥에 평화롭게 깔린 모습을 보면서 미술관 건립을 꿈꾸기 시작했다”며 “남편은 한낱 꿈으로 날아다닐 무형(無形)의 뜬구름 같은 공상을 유형(有形)으로 만들어주었다”고 담담히 전한다.
그러나 권 관장은 미술관을 건축하며 큰 슬픔을 겪었다. 2013년 암으로 갑작스레 남편 곽 안젤로(비올리스트)를 떠나보낸 것이다. 그녀가 2015년 발간한 <이 세상의 산책-안젤로의 전설> 구절만 보더라도 ‘미술관 건립은 그와의 추억과 꿈이 담긴 내 피의 세월이다’라고 표현할 만큼 상실감의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그녀는 미술관의 포문을 열고 개관기념 ‘한국대표작가 55인 초대전’을 통해 전국의 유명 원로·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연이어 올해로 7년째 ‘전국미술공모전’을 개최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인성교육·창의력 신장·미술인재 발굴 등에 박차를 가해왔다.
권숙자 관장은 “돈과 명예보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사립미술관 운영이 어렵지만 누군가는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신진작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용인시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젤리미술관 권숙자 관장은 미술 발전과 후학 양성에 헌신하고, 미술관 설립·운영 및 용인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을 이끌며,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신진작가 발굴·지원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2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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