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의공 정문부 장군’의 얼이 살아 숨쉬는 ‘역사·문화 교육장’ 눈길

이윤지

| 2022-12-30 09:34:24

가호서원 논어학교 정기민 교장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충의공 농포 정문부(1565~1624)장군은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의병장으로 임진왜란 때 3천 명의 의병을 이끌고 2만2천여 명의 왜군을 격파하며, 연전연승한 ‘구국의 영웅’이다. 함경도 곳곳에서 6번의 대승을 거두고, 관북(關北, 함경도지방)을 왜군으로부터 완전히 회복했는데 이를 통틀어 ‘북관대첩(北關大捷)’이라 한다.

이처럼 임진왜란에 혁혁한 전공(戰功)을 세운 정문부 장군이지만 전란 극복의 공도 인정받지 못한 채 시화(詩禍)에 연루돼 억울한 죽임을 당했으며, 43년 후 무고로 밝혀져 1665년 신원이 회복되었고, 1713년 충의공(忠毅公)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이런 정문부 장군의 13대 종손인 정규섭(1928~2016)선생도 일제강점기에 항일투쟁을 하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국난에 처할 때마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헌신한 조상의 얼은 14대 종손인 ‘​가호서원 논어학교 정기민 교장’이 이어가고 있다.

진주시 이방성면에 위치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61호 ‘가호서원(www.gaho.kr​)’​은 1970년대 초반 충의공 후손들과 진주향교의 유림들이 뜻을 모아 건립했다.


경내에 들어서면 ▲정문부 장군을 기리는 사당 ‘충의사’ ▲북관대첩비(북한 국보 제193호) 복제비 ▲정문부 장군의 농포집 목판과 보관소 장판각(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67호) ▲문중고문서(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615호) ▲정문부 장군 유물전시관 ▲부조묘 상소문 등 소중한 문화유산이 보존돼있다.

정기민 교장은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이 끝난 지 110년 후인 1708년 함경도 주민들의 요청으로 건립되었으나, 1904년 러일 전쟁 당시 일본군에게 발견돼 야스쿠니 신사로 옮겨졌고, 1.5톤이나 되는 돌을 올려 훼손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을사늑약 체결 100주년인 2005년이 되어서야 한국으로 돌아와 북한으로 환송됐으며, 북한 국보 제193호로 지정됐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정 교장은 ‘정문부 장군의 위업을 알리며 전통과 교육,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골몰했고 문화재청의 ‘살아 숨쉬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에서 답을 얻었다고 한다.

가호서원은 9년 연속 공모사업에 선정됐으며, 내년에는 ‘북관대첩, 가호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엄마, 서원에서 놀아요(1박2일)’, ‘꼬마(청소년) 의병장 체험학교’, ‘가호서원 힐링 문화 살롱’, ‘인문학과 예술공연 한마당’, ‘세대와 시대를 넘어, 정민섭 음악제’, ‘가호서원 음악회, 달빛소나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 교장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인성·예절교육에 역점을 두고 서원의 역할 강화를 도모해왔으며, 충·효·의는 물론 언행의 기본예절까지 정성을 쏟고 있다.

이외에도 그는 ‘진주향교 사무국장, 광복회 경남서부연합지회장’을 맡아 독립운동가의 사상·정신을 기리며, 역사를 지키고 알리기 위한 애국심도 남다르다.

정기민 교장은 “한평생 정문부 장군을 현창하면서 그 위업을 알리는 게 목표”라며 “후손들에게 대한민국의 역사와 민족정기가 올바로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호서원 논어학교 정기민 교장은 ‘충의공 정문부 장군’ 선양·현창과 충·효·의 정신 고취에 헌신하고, 어린이·청소년 인성교육 및 역사·문화체험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서원의 위상제고와 활용증대 방안 제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2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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