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현대 잇는 ‘한글서예·캘리그라피’ 진수 선보여

이윤지

| 2024-08-30 10:30:49

전북한글서예협회 죽봉 임성곤 회장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큰 산과 험한 고개를 힘차게 올라 천하를 호령하는가 하면 어느새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 속 고요에 들어간다. 때론 용솟음치듯 비상하다가 어느새 화창한 봄날에 꽃잎이 살포시 내려앉듯 제자리로 돌아온다. 강한듯하면서도 부드러운 ‘붓의 향연’은 ‘한글서예의 진수’를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40년 이상 묵향과 붓을 벗 삼아 지내온 세월만큼이나 유려하면서도 강건한 필법을 구현하고,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꽃 피운 작품세계가 돋보인다. 그 농축된 기량 위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서예술’로 승화시키며 한글서예 발전에 앞장서는 이가 있다.

바로 ‘전북한글서예협회 죽봉 임성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임 회장은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오체를 두루 섭렵했고, 한글서예를 연마하며 ‘글씨도 인품도 올곧은 한글서예가’로 성장했다. 즉 ‘서여기인(書如基人, 글씨는 그 사람과 같다)’의 가르침대로 서법연마와 인격도야에 꾸준히 힘썼다.

실제 한문서예가 주류였던 당시부터 한글서예의 매력에 도취된 그는 ‘바른글(궁체 정자), 흘린글(궁체 흘림), 반흘린글(궁체 반흘림), 나름글(민체), 손멋글(캘리그라피)’ 등의 서체를 구사하며 1996년 대한민국 서예전람회에서 초대작가의 영예를 한글로 거머쥐었다.

특히 임 회장은 1994년부터 죽봉서예원을 열고 우석대 평생교육원, 교육문화회관, 공공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문화원 등 도내 문화시설에 출강했으며, 오늘날까지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헌신적이다. 그가 정성을 다해 정도(正道)로 가르친 제자들이 곧 문화예술 발전의 밑거름이 되리란 신념에서다.

그러면서 7회의 개인전을 갖고 ▲한국서가협회 전북지회장·운영위원장·심사위원장·고문 ▲한국예술문화원 전북지회장 ▲아시안캘리그라피협회 이사 ▲전북서화백일대상전 운영위원장 ▲한글서예총연합회 대의원 ▲우리글터 회장 ▲한국먹글서예켈리그라피연구원장 등의 전·현직 프로필을 써내려왔다.


임성곤 회장은 “한글서예의 숙습을 위해선 ‘천천히’ 기초부터 다지고, 꾸준히 노력·인내함이 중요하다”며 “지름길로 가거나 빨리 이루려고 서두르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런 그는 올해 6월, 꾸준히 한글 서예를 연마해 온 동호회원들의 오랜 꿈이자 염원이었던 ‘전북한글서예협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협회는 오는 10월 22일부터 보름동안 섬진강댐 물 문화관에서 창립전을 개최한다. 훈민정음 108자에 세종어제훈민정음 8자까지 총 116글자를 116명의 회원들이 한 점씩 써내려가 더욱 의미가 깊다.

임성곤 회장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히 교류전을 열고 한글서예의 우수성과 회원들의 역량 강화에 앞장서겠다”면서 “‘대나무처럼 곧게 솟으라’는 의미를 가진 호 ‘竹(대나무 죽), 峯(봉우리 봉)’처럼 전북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한글서예작가’로 우뚝 솟을 것”이란 포부를 전했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며, 손으로 표현하는 한글서예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야말로 진정한 예술인이었다.

한편, 전북한글서예협회 죽봉 임성곤 회장은 전통 기법과 현대적 감각을 접목한 한글서예·캘리그라피 작품 활동으로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 전파에 헌신하고, 한글서예 진흥 및 대중화를 도모하면서, 후진 양성과 지역문화예술의 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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