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딛고 자수성가, 역경 이겨낸 ‘작은 거인’의 울림

이윤지

| 2024-10-04 09:22:15

우리종합주방 이우현 대표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 길 멈추지 마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은 꼭 찾아온다.’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에 쓰인 구절이다.

솔개의 삶처럼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건실한 기업가로 우뚝 선 ‘우리종합주방 이우현 대표’에게 딱 들어맞는 글귀다.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 대표는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랐고, 일찍이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가난이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던 어린 시절, 무작정 대구행 버스에 올라 주물공장을 운영하는 친척을 찾아갔고 견습공으로 일하다 손가락도 결손 됐다. 그의 나이 고작 14살 때였다. 이후 서문시장 내 그릇가게에서 19년 8개월간 근무하며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점차 기반을 잡았다. 수입의 90%를 저축하고,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며, 자수성가의 기틀을 다진 것이다.

그러면서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주경야독하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일을 마치면 대구검정고시 학원을 찾아 책과 씨름을 하며 공부에 매진했고, 고입·대입 검정고시에 연달아 합격하는 쾌거도 거뒀다.

1997년 4월, 이 대표는 평생의 꿈이었던 자신의 가게인 ‘경동상회’를 열고 가정 혼수사업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또한 재래시장의 재건에 앞장서며 신용카드 단말기 도입, 시장 환경개선 등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순탄했던 삶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연예인이 꿈인 아들을 물심양면 지원하고자 기획사에 수차례 큰돈을 건넸지만 사기를 당했고, 거래처의 연쇄 부도까지 겹치며 10년 만에 도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전 재산을 날리고 감당할 수 없는 빚 독촉에 시달리며, 8개월간 떠돌이 생활까지 하게 된 그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준 것은 검정동문회 친구들의 손길이었다. 친구들의 종자돈은 다시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의지를 불태우며 재기에 성공했다. ‘인생 2막’을 선사한 ‘우리종합주방’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이 대표는 일 분, 일 초도 쉬지 않고 일에 매달렸다.

그리고 2년이 지나 변제하지 못한 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돈을 갚고, 용서를 구했다. 사업 파트너가 되어준 친구는 독립해 사업을 키워나갔고, 그는 공장과 도매상회, 은행권 채무를 모두 정리할 수 있었다. 긴 터널을 지나 부도 후 11년 만에 신용도 회복됐다.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고, 피나는 노력이 뒤따랐다. 그 사이 6평에서 시작한 ‘우리종합주방’은 칠성시장에서 각 170평, 100평 규모의 주방용품 전문점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뒤에도 이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고 부지런하다. 새벽부터 매장에 나가 구슬땀을 흘리고, 어려웠던 날들 만큼 검소함과 겸손함이 몸에 배었다. 그는 스스로에겐 아끼고 또 아끼면서도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선 한없이 선행을 베풀어왔다. 독거노인과 재활원에 정기적으로 현금과 생필품을 보내고, 청소년 근로지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 대표는 1988년 10여 명의 친구들과 대구검정동문회를 발기하고 백방으로 동문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전국검정고시 대구동문회’의 수장을 역임하며, 동문회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불철주야 뛰어다녔다. 그 결과 대구동문회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동문회로 자리매김했으며, 400여 명의 동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우현 대표는 “한평생 고생만 한 아내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며 “부도가 나고 방황할 때 ‘가난했지만 서로의 힘이 되어준 것처럼 함께 이겨내자’고 손잡아준 아내가 아니었다면 살아갈 힘을 잃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인생 3막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이웃들을 지원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봉사자로 살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실패를 딛고 우뚝 선 ‘작은 거인’이 삶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한편, 우리종합주방 이우현 대표는 친절 서비스 제공과 고객 신뢰도 확보로 주방용품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헌신하고, 인생역경 극복 및 성공적 재기 모델을 창출하면서, 도전정신과 희망의 가치 전파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