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대구문협’의 꽃길 만드는 ‘첫 여성 회장’ 화제
이윤지
| 2024-11-29 10:25:30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원고지 한 칸을 메우려 자신과 다투어야 했던 시간이 별이 되어 빛난다. 문학의 열정으로 긴 밤을 지새웠던 이들의 주옥같은 글을 한 올, 한 올 엮어 발간된 작품집을 전시하고, 문인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문학의 참된 가치 제고’에 나선 이가 있다.
바로 ‘대구문인협회 안윤하 회장’의 얘기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안 회장은 경북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이학석사·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석학이다. 그녀는 졸업 후 경북 김천의 중·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다년간 강의하며, 후진 양성에 정성을 쏟았다.
1998년 ‘시와 시학 봄호’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정식 등단한 안 회장은 2016년 ‘모마에서 게걸음 걷다’, 2023년 ‘니, 누고?’를 출간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인협회 사무국장,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예총 <대구예술> 편집위원장, 대구문학 디지털화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대구시장상, 대구경찰청장상, 대구예술상, 한국예총 공로패’ 등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특히 그녀는 2021년 대구문학 디지털화 추진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종이책으로 보관돼 있던 대구문학(월간호)을 대구시가 운영하는 전자책 사이트 ‘대구문화예술 디지털 아카이브’에 탑재시킨 장본인이다. 실제 창간호부터 당해 시점까지 170여권 이르는 자료를 취합하고, PDF파일로 변환하며, 저작권 허락까지 받아야 하는 지난한 작업을 7개월 만에 달성했다.
올해 1월, 대구문인협회 제15회 사령탑으로 취임한 안 회장은 협회 창립 42년 만에 ‘최초의 여성회장’이다. 임기를 시작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가히 놀라운 반전의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안 회장은 ‘신나는 대구문인협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조직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을 위한 회계, 통계 등 전산화 작업을 이뤄내고, 온라인 카페 운영의 긍정적인 글 올리기 활성화를 꾀했으며, 회원들의 개인 작품집을 디지털화 하고자 골몰해왔다.
또한 ‘합동출판기념회-문학, 꽃길 가다’는 안 회장이 전액 사비를 들여 추진하는 주력 사업이다. 당해 연도에 출간된 회원들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1년에 4회, 분기별로 진행한다. 단순히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가 아닌 해당 작품을 낭독 및 낭송하고, 인접예술분야(미술·사진·음악·무용·공연 등)와 접목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일으켰다. 1천 200여 명의 회원 가운데 불과 500여 명이 회비를 낼만큼 저조했던 회비 납부율이 합동출판기념회를 진행하며, 700명을 넘어섰다. 미납된 회비가 없어야 합동출판기념회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안 회장을 필두로 협회는 대구 문인 100인의 ‘시화전시와 문학공연’을 5차에 걸쳐 개최했다. 대구 아트웨이 대구 성당못, 대구 김광석 산책길, 대구 달성군 송해 공원 백세길, 대구 수성못 야외 전시장에서 열린 올해 행사는 전시 작품을 배너로 만들어 선보이며, 시민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처럼 안 회장의 뛰어난 기획력, 남다른 추진력, 헌신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협회의 비약적인 성장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대구문학이 올곧게 서기 위해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몸을 낮추며 “그 길을 함께 걷고, 서로 의지하며, 버팀목이 되어준 임원들과 회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근대 대구 문학의 거두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 선생’과 아동문학가 ‘김성도 선생’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문학관을 건립하는 것이 협회 숙원사업”이라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까지 고통도 따르겠지만 대구 문학 발전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문학관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했다.
한편, 대구문인협회 안윤하 회장은 대구지역 문학 발전과 시민정서 함양에 헌신하고, ‘합동 출판기념회’ 개최로 회원들의 사기 진작 및 창작 활성화를 이끌면서, 문인협회의 위상 제고와 조직역량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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