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모자이크 벽화 마을’ 조성, 농촌관광 명소로 탈바꿈
이윤지
| 2024-12-31 08:49:16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달러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류열풍을 넘어 경제 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으로 대다수 농촌마을의 인구 과소화와 고령화, 지방도시 소멸은 우리가 풀어야할 중차대한 과제다.
그런 점에서 전북 남원시 수지면 산촌마을의 행보는 가히 독보적이다. 돌 모자이크 벽화를 통해 농촌관광명소로 각광받으며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의 관광객이 마을을 찾기 때문이다.
‘돌 모자이크 벽화’는 돌 고유의 색과 모양을 살려 모자이크 형식으로 담벼락에 붙여 만든 작품이다. 섬세하게 표현한 치타, 말, 기린, 토끼, 소나무, 대나무 등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산촌마을은 27가구 60명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시내버스가 다닌 지 10년이 안됐을 정도로 시골 오지었던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귀향한 양쌍복 작가의 재능기부에서 시작됐다.
정중한 매너와 겸손한 말투, 진취적인 마인드가 몸에 배인 양 작가는 23년간 공직에 몸담으면서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학구열을 불태웠다. 그리고 배움의 결정체를 주민들에게 환원하고자 동분서주했다. 2001년부터 수지면행정복지센터, 향교동주민자치센터, 노암동행정복지센터 등 근무지마다 일본어 교실을 열어 교육 봉사에 매진함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춘향장학재단 설립 당시 기금 기탁, 인구 늘리기 운동, 지역씨름단 육성, 경노회 지원 활동, 배롱나무 심기, 지역화합 한마당 개최, 남로탁구 동호회 창립·운영, 고향 홍보를 위한 음반 발표, 남원 공공의대 설립 촉구, 산촌마을 맨발걷기길 조성’ 등 그야말로 ‘일당백’에 ‘종횡무진’해왔다.
그리고 편안히 노후를 보내고자 찾은 고향에서 이웃 주민으로부터 소나무 한 그루를 선물 받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담벼락에 소나무 모양의 벽화를 그린 것이 시초가 됐다. 이를 눈여겨본 마을이장의 권유로 2020년부터 마을 담벼락에 돌로 작품을 제작했고, 오늘날 작품 수만 200점에 달하는 세계 최초의 ‘돌 벽화 마을’을 조성했다.
이처럼 양 작가의 활발한 작품 활동을 기반으로 산촌마을은 2021년 전라북도가 주최한 ‘제8회 생생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경관·환경 분야 최우수마을로 선정됐다. 연이어 전라북도 대표로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제8회 행복농촌만들기 콘테스트’ 본선에 진출하며 장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산촌마을은 2018년부터 마을입구 물레방아 건립을 시작으로 산촌정 건립, 노후화 된 담장 모자이크 작업, 구 회관 정비, 마을입구 소나무와 백일홍 길 조성, 친환경 도랑정비, 위험난간보수 등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다양한 공동체 사업을 펼쳐왔다.
지금까지 1억 원 가까이 사비를 들여 돌 모자이크 벽화를 조성한 그는 올해 2월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천에 돌 벽화를 수놓았다. 양 작가의 손길이 닿는 마을 곳곳이 갤러리이자 식물원, 동물원이 된 것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수백 개의 돌을 붙여 높이 9m, 폭 4.5m에 달하는 기린 조형물을 마을 입구에 세웠다. 3개월 만에 완성한 이 조형물은 이제 마을의 상징 조형물이 됐다. 양 작가는 관광객들이 오면 자신의 집을 시작으로 마을을 돌며 각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작품마다 스토리텔링이 있어서다.
최근에는 남원시와 한국도로공사가 협약을 맺고 순천~완주 고속도로 춘향휴게소(완주방향)를 개방형 휴게소로 전환하며 마을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산촌마을 주민들은 내년부터 휴게소 내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고속도로 이용객들도 자연스레 마을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쌍복 작가는 “돌 모자이크 벽화로 마을에 생기가 돌고, 주민들이 행복해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며 “미력하나마 마을발전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끊임없이 배움에 도전하며, 재능기부를 인생의 화두로 삼아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양쌍복 작가의 행보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한편, 돌 벽화 아티스트 양쌍복 작가는 ‘돌 모자이크 벽화’ 조성을 통한 남원시 수지면 산촌마을의 경관개선과 활력증진에 헌신하고, 주민공동체 사업 및 지역 관광 활성화를 이끌면서, 재능기부와 자원봉사 실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