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고창, 국산 유기농 우유 1번가’로 명성 드높여

이윤지

| 2024-12-31 08:55:01

고창청정유기농낙농영농조합법인 오금열 대표이사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청정 고창군’은 붉은 빛을 내는 비옥한 무기질 황토, 적당한 강우량과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깨끗한 해풍,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 구릉 지형 등 ‘유기농의 최적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서 하늘과 대지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직한 유기농 우유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창청정유기농낙농영농조합법인(대표 오금열)의 18명 목장주가 그 주인공이다.

고창군에 유기농 목장이 자리 잡은 것은 2008년부터다. 매일유업이 2003년 고창군 상하면에 치즈공장을 세우면서 유기농 우유 사업을 본격화했고, 끈질기게 농가를 설득한 끝에 유기농 목장으로의 전환을 이뤄냈다. 매일유업은 목장에서 나오는 원유를 전량 구입하고, 고창군도 예산을 편성해 유기농 목장의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유기농 목장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3년 이상 전환기를 거치며 화학비료, 제초제 등 화학 성분을 완전히 제거한 유기농 초지를 조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2005년부터 유기농 우유 사업을 시작한 매일유업이 실제 유기농 우유를 출시한 것은 2008년이 돼서다.

특히 유기농 우유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유기축산물’ 기준을 통과해야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유기농 우유를 얻는 젖소 한 마리당 916㎡(227평) 이상의 초지 면적과 34.6㎡(10.5평) 이상의 젖소용 운동장을 갖춰야 하며, 전담수의사의 관리까지 80여 가지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말하기 쉬운 것과 달리 실제 목장주의 입에서 소위 ‘곡소리’가 나올 정도로 고강도의 개혁 과정이 수반됐다.

오금열 대표는 “국내에서 유기사료를 구할 수 없으니 해외에서 인증 받은 사료를 소들이 먹고 소화 장애를 일으키며, 설사를 하기 일쑤였다”면서 “그럼에도 유기농 인증 기준을 지키느라 함부로 약물치료 등을 못해 소들이 많이 도태(사망)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매일유업의 ‘상하목장’들이 국내 최초로 저탄소 인증을 획득했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는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유도를 위해 생산과정에서 저탄소 축산기술을 적용하여 축종별 평균 배출량보다 10%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경우 인증하는 제도다.

한마디로 유기농 우유를 위한 목장주의 굳은 의지와 숨은 노력들이 ‘행복한 젖소, 착한 유기농 우유’로 태어난 것이다.


이처럼 고창군이 ‘대한민국 유기농 우유 1번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오 대표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85년 리비아에서 1년간 근무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송아지 5마리로 낙농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상하금성목장을 운영하며 매일유업에 일반 우유를 납품해왔다.

그러던 2000년대 중반 매일유업 끊임없는 권유로 유기농 목장 전환을 결심한 그는 15개 농가를 모아 유기농 우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료비도 2배 이상 들고, 우유 생산량도 줄어들며 주변의 만류와 걱정도 많았지만 ‘변해야 산다’는 신념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오 대표는 ‘상하우유 홍보대사’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결식아동에게 우유를 보내주고, 고창에 있는 상하농원에 어린이들을 초청하며 매달 500만 원 상당의 유기농 우유를 기탁함이 일례다. 지난달에는 칠순 기념 잔치를 여는 대신 1천만 원을 장학재단에 기탁한 바 있다.


오금열 대표는 “내가 만든 우유가 어떤 제품으로 나오는지 알기에 이루 말할 수 없이 뿌듯하다”며 “‘유기농 우유 생산량 1위’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이 붙은 것은 목장들의 땀과 노력, 매일유업의 뛰어난 추진력과 지역상생, 고창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매일유업도 고창군도 한 가족”이라며 “앞으로도 청정지역 고창에서 깨끗하고 건강한 유기농 우유를 생산해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며, 조사료를 자가 수급 하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창청정유기농낙농영농조합법인 오금열 대표는 고품질·유기농 우유 생산과 고창지역 낙농업 발전에 헌신하고, 유기축산의 저변 확대 및 소비자 안전먹거리 공급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이웃사랑 실천과 나눔·기부문화 확산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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