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으로 ‘버스승강장·부잔교’ 제작에 구슬땀 흘려
이윤지
| 2025-02-07 08:36:25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50년 이상 외길 인생을 걸어온 철(鐵)의 남자, 실패를 딛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은 거인’. 그 어떤 수식어도 (주)대동산업 김영환 대표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전남 강진에서 나고 자란 김 대표는 농기계를 제작하고 수리하던 부친의 손기술을 그대로 물려받아 젊은 나이에 철공소를 운영하며 점차 자리를 잡았다.
그러던 1995년 씨프린스호 기름 유출사고가 터지면서 그는 ‘유수(油水)분리선’ 개발에 나섰다. 유수분리선은 기름이 바다에 유출될 경우 바닷물과 기름을 흡수해 기계장치로 분리한 다음 물은 밖으로 배출하고, 기름은 수거하는 방식이다.
1997년 정부로부터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 사업비로 4천여만 원을 지원받고, 1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수거선박을 제작했지만 1999년 열린 시연회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기존 수거선에 물 위에 떠있는 쓰레기도 수거하는 ‘부유물 수거장치’를 장착했다.
그러나 당초 개발 제품을 구입해줄 것으로 믿었던 관계기관은 실적을 요구하며 냉담했고, 기술개발을 주도했던 기관들도 매한가지였다.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2004년 부도를 맞은 김 대표는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았고 다행히 특유의 근면·성실함과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주)대동산업을 설립하며, ‘전문건설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의 버스승강장은 주로 일반 냉연강판을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철제 구조물은 단단하지만 녹 부식으로 보수작업이나 교체가 빈번했다. 이외에도 여름철 내부 온도가 크게 올라 승강장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김 대표는 일반스틸 구조물보다 자재비가 많이 소요되더라도 스테인리스로 재료를 변경하고, 승강장 지붕은 단열 효과가 뛰어난 조립식 건축자재(샌드위치패널)를 사용해 내부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버스승강장을 제작해왔다.
김영환 대표는 “간혹 주위에서 사업가의 이윤을 창출하는 마인드가 부족하다 말하지만 돈보다 ‘하고 싶은 일을 양심껏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신은 “지금까지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마음 과 양심’대로 살았으니 앞으로도 스스로 만족하는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이런 김 대표는 해양부유구조물(부잔교) 설치사업에도 전문성을 발휘해왔다. 부잔교는 선박의 계류를 위해 물 위에 띄워 만든 구조물로 현재는 그 용도가 소형선박 계류시설만 아니라 양식장, 수상펜션, 해상부교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강진군은 관내에 부잔교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타 지역에 있는 업체로부터 제작을 맡겨왔다. 이에 본격적으로 김 대표가 부잔교 생산에 뛰어들자 기존에 부잔교를 제작·납품했던 타 지역 업체들의 횡포로 재료를 공급받지 못한 적도 부지기수다. 그는 굴하지 않고 새로운 재료를 찾아 부잔교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골몰했다.
그 결과 김 대표는 다목적 부잔교의 경우 기존 부잔교 제품보다 더 많은 무게에도 견딜 수 있도록 부력을 증진시키면서, 물건이 한쪽으로 쏠려도 기울어지지 않는 부잔교를 만들었다. 이 제품은 2019년부터 관내 마량 신마, 신전 사초, 도암 용산 등 어촌마을을 비롯한 전남 여수, 목포, 무안, 완도, 장흥 등 곳곳에 설치됐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나눔에도 소홀함이 없는 그는 지난해 7월, 지역인재육성 장학금 300만 원을 기탁했다. 강진군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김영환 대표는 “강진군에서 관내 업체의 우선 계약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길 거듭 바람”하며 “그동안 쌓아올린 기술력과 특허기술(6건)을 바탕으로 ‘최적의 부잔교 제작’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주)대동산업 김영환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어촌 버스승강장 및 해양부유구조물(부잔교) 제작·설치에 헌신하고, 사용자 편의증진을 도모하면서, 강진군의 위상제고와 기부문화 확산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5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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