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 <내 이름은>이 관객들과 만난다.
정지영 감독의 신작 <내 이름은>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이어진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두 세대에 걸친 상처와 기억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98년과 1949년을 오가는 서사를 통해 국가폭력이 남긴 비극을 조명한다.
작품은 촌스러운 이름을 지우고 싶은 18세 소년 영옥과, 잊힌 과거를 되찾으려는 어머니 정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교실 안의 폭력과 제주 4·3이라는 역사적 비극이 교차되며 두 인물의 삶을 관통하는 진실이 드러난다. 이처럼 ‘이름’이라는 소재를 통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 했던 시대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풀어낸다.
정순이 아들에게 ‘영옥’이라는 이름을 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개인의 서사를 넘어 집단적 상처를 환기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밝은 표정으로 “엄마, 나 이름 찾았어”라고 말하는 영옥의 모습으로 시작해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제주의 평화로운 풍경 이면에 감춰진 불안과 과거의 기억이 서서히 드러나며 긴장감을 높인다.
보리밭을 헤매는 아이들과 군인의 사격 장면 등 1949년의 단서들이 교차되며 사건의 실체를 암시한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 [더 글로리], [도깨비]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섬세한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엄혜란이 이번 영화에서 ‘정순’ 역을 맡으며 스토리의 중심을 이끌어낸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외신들은 그의 연기에 대해 “역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화해 낸 퍼포먼스”라고 평가했다.
정지영 감독은 “제주 여성의 강인함과 생명력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며 염혜란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영화 <내 이름은>은 단순한 과거 재현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오랜 시간 묻혀 있던 기억과 이름을 다시 호출하는 이 영화가 어떤 울림을 남길지 주목된다.
제주 4·3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스크린 위에 다시 소환한 <내 이름은>은 어제 4월 15일 개봉,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전하는 중이다.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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