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1일 여성가족부는 성매매방지법시행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홍보와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하였다.
여성가족부의 발표는 성매매 문제를 개방된 담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계기 제공하였고, 부처간 협력 및 민간단체까지 포괄하는 ‘협치’의 성공 사례를 남겼으며, 국제사회에서는 인신매매방지 모범사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아울러 성매매가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인권문제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공공연한 성매매 알선 현장인 집결지가 대폭 줄어들고, 성구매 유경험자의 86.7%가 법시행 이후 성구매 빈도가 줄었다고 응답하는 등 性산업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또한, 탈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점차적으로 신뢰를 얻어가고 있으며, 창업·취업자의 배출 등 자활의 성공사례를 쌓아가기 시작하고있다고 각 매체의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性산업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서울시가 최근 보호시설에 입소한 성매매 여성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면담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63.2%가 특별법시행 이후 성매매 행태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0.4%는 오히려 성매매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특별법 이후 성매매 집결지·업소·인력 등은 20~40% 줄었지만 노래방, 룸살롱, 안마시술소 등의 ‘변종성매매행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80.2%는 쉼터에 대해 “보호시설 입소 후 시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고, “입소 전보다 자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자도 68%나 됐다. 이들이 자활을 통해 시급하게 이루고 싶은 것은 창·취업(51.9%), 학업(32.1%) 등의 순이었다. 자활의 장애물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지부족(45.3%)’을 꼽았으며 정부·지자체의 지원부족(17.9%)과 선불금 문제(16%)도 지적됐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의 성의식과 성문화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의 밤거리는 여전히 불야성을 이루고, 노래방·마사지업소의 유사 성행위 등 각종 음성적인 성산업은 별다른 단속조차 받지 않은 채 번창하고 있다.
박모(32)씨 등 3명은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유사 성매매업소라고 하는 곳을 찾았다.‘스포츠 마사지’라고 적힌 큰 간판을 너무나 당당히 내걸고 있어 처음에는 ‘이 곳이 맞나’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러나 건물 지하로 내려가 보니 당장 간판부터 ‘여대생 마사지’로 바뀌었고, 벨을 누르면 문을 열어주는 구조였다.
6만원에 간단한 안마와 손으로 하는 유사성행위가 이뤄지는 이 업소는 낮 시간인데도 손님이 많아 박씨 등은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사이 한 젊은 남성이 들어와 흥정을 했다. 업소에서 박씨가 만난 여성은 “아무래도 밤에 손님이 더 많지만 낮에 와서 서비스를 받고 한숨 자고 가는 손님도 많다”며 “이곳에서 일한 지 3개월이 됐지만 단 한차례도 경찰이 단속나온 것을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골목. 30개에 달하는 안마시술소가 늘어선 이곳은 한마디로 ‘안마의 거리’라 부를 만했다. 거의 모든 업소의 주차장마다 승용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어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무전기를 손에 들고 손님을 유혹하는 호객꾼도 여전했다. 기자에게 접근한 호객꾼은 “18만원만 내면 학생이든 간호사든 주문하 는 대로 나와서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러시아 아가씨 도 있다. 뭐든지 말만 하라”고 유혹했다. “단속 걸리면 어떡하냐”고 하자 이 호객꾼은 “우리가 밖에서 다 감시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도 말라”며 “법 시행 초기에만 반짝 단속했지 그 후로 는 단속이 아예 없으니 마음껏 즐기라”고 말했다.
강남구 일대 안마시술소는 지난 2002년 31곳이던 것이 2003년 34곳,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에는 더욱 늘어 현재 47곳이 성업중 이다.
퇴폐이발소 밀집지역으로 유명한 서울 동 대문구 장안동 일대도 북적대기는 마찬가지였다.
성매매방지법 시행으로 여관업이 된서리를 맞았다는 것은 이미 옛날 얘기였다. 법 시행 초기에는 타격을 받았지만 현재는 호황 을 누리고 있다.
한 모텔 주인은 “성매매방지법 시행되고 처음에는 가게세도 못 낼 지경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객실이 찬다”며 “업소 여성들 이랑 잠깐 쉬었다 가는 손님들도 있고, 인터넷을 통해 자기들끼리 만나서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들 여관은 무인시 스템은 기본이고, 객실에는 물침대, 전동침대를 비롯한 각종 편 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또한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성매매 집결지 주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집창촌 주면의 한 주점을 운영하고있는 전모씨(36)는 “작년에 100만원 벌었다면 올해는 10만원.뭐 하여간 매상이 한 90%는 줄었다고 봐야되죠” 라며 “가게를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보였다.
또 다른 고급 옷가게와 백화점 그리고 인근 약국들도 성매매특별법시행 이후 매출이 점점 감소하여 현재는 법시행 이전보다 8~90%가 감소했다고 토로하고 있었다.
또한 상인들은 상점을 인수할 사람이 없어 매달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며 빈 가게를 지키고 있다고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박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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