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가족부(장관 장하진)는 우리나라 가족의 다양한 모습과 가족가치관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2005년에 실시한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25일부터 12.9일까지 전국 2,925가구 5,973명(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1.8(95% 신뢰수준)이다. 가족실태조사는 ‘건강가정기본법’에 근거하여 매 5년마다 실시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결과는 매 5년마다 수립되는 ‘가족정책기본계획’에 반영된다.
조사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가족의 범위를 넓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부모를 본인의 형제ㆍ자매보다 가깝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 : 자녀 > 배우자 > 친부모 > 형제ㆍ자매 > 장인ㆍ장모 > 조부모
여 : 자녀 > 배우자 > 친부모 > 시부모 > 형제ㆍ자매 > 조부모 > 친손자녀
그러나 남녀 모두 자녀를 배우자보다 더 중요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부모자식관계가 부부관계 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족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을 물어 본 결과 남성은 혈연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여성은 정서적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직까지 남성이 부계혈연과 직계중심의 사고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형태별 생활 모습을 살펴보면 한부모 가족이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이 가장 적으며 한부모 가정의 7집중 1집은 저녁식사를 함께 할 여유조차 없고 식사 후 대화를 하는 비율도 7.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녀와 부부가 함께 사는 핵가족의 경우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나 대화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경우는 58.2% 정도로 나타났다. 노인부부끼리 생활하는 경우 주말에는 주로 TV시청만 할뿐 별다른 여가생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부가족의 경우는 저녁시간의 대화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현재 배우자와의 혼인관계를 보면 대부분이 법률혼(98.7%)이고 초혼(98.3%)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20대의 응답자중 4.8%가 사실혼 관계라고 답변하여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결혼관에서도 나타나는데 연령이 젊을수록 ‘동거’에 대해 허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응답자 2명중 1명은 두 자녀(46.4%)를 이상적인 자녀로 생각하고 특히 1남1녀(45.1%)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자녀를 원하는 사람도 2.4%로 나타났는데 여성(2.1%)에 비해 남성(2.7%)이 기혼자에 비해 미혼자의 경우에 더 높게 나타났다. 자녀 및 출산에 대한 가치도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데 ‘결혼해도 아이를 꼭 낳을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16.7%이며 연령이 젊을수록 그 비율이 놓게 나타났다. 저출산을 해소하는 대책으로는 ‘보육비용 지원(34.3%)’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으며 ‘현금지원(23%)’과 ‘사교육경감(20.2%)’이 그 다음 순으로 나타났다.
1961쌍이 응답한 이번 조사에서 부부관계에 대한 만족정도는 여성(53.1%)에 비해 남성(59.5%)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부간 상호 배려와 평등성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와 50대에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U자형을 보여준다. 자녀양육과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많은 30-40대의 경우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달간 심각한 부부 갈등을 경험한 부부는 19.3%로 나타났고 심각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이유로 ‘자식 때문에(51.4%)’와 ‘이혼해도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13.4%)’라고 응답했다. 부부간 갈등 중 배우자 생활방식으로 인한 갈등과 배우자 부모ㆍ형제로 인한 갈등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맞벌이 가구보다 홑벌이 가구가 부부갈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15-24세)자녀가 생각하는 ‘부모와의 친밀도’는 부모가 생각하는 ‘자녀와의 친밀도’에 비해 낮고,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오의 대화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63.5%는 ‘자녀가 고민이 생길 때 가장먼저 나와 의논한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자식의 35.8%만이 그렇게 생각하며 오히려 친구 등과 고민을 의논하는 비율이 41.1%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아버지와 고민을 나눈다는 청소년 자녀는 4%에 불과했다. 자녀 중 48.8%가 아버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반면 어머니와는 25.8%가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하여 아버지들이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가 자녀와 함께하는 여가활동도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와 함께하는 여가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장남이 부모 부양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온 것에 비해 이번 조사결과는 ‘능력 있는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응답(39.1%)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부모자신(25.9%)과 장남(20.3%)으로 나타났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모시는 것에 대해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6%가 ‘가족이 돌보아야 한다.’고 답변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노인시설이나 양로원등에 모시는 것을 선호하는 비율은 16.7%로 낮게 나타났는데 남녀를 비교해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한편 이혼 시 자녀 양육의 부모책임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라도 자녀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81.9%로 나타났고 이혼가정의 비양육 부모에 대한 ‘양육비 법적 강제 청구제 도입’에 대해서도 78.4%가 찬성하고 있어 이혼을 하더라도 부모는 자녀 양육에 대해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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