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무대로 봄나들이 나왔어요”
컬투의 김태균이 특별한 봄맞이에 나섰다. 평소 뛰어난 노래 솜씨와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그가 뮤지컬 <찰리브라운>에 캐스팅 되어 정통 뮤지컬에 첫 도전장을 던졌다. 여섯 명의 등장인물들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옴니버스식으로 그려낸 코메디극 <찰리브라운>에서 김태균은 어눌하고 귀여운 주인공 ‘찰리 브라운’을 맡아 춤과 노래를 뽐내게 된다.
“예전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전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미뤄왔는데 요즘 정찬우씨가 드라마에 출연중이라 저도 이 기회에 뭔가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침 <찰리브라운>에 섭외가 되었어요.”
적당한 시기에 찾아온 뮤지컬 출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찰리브라운’ 제작자측에서도 평소 노래실력이 뛰어나고 맡은 배역의 캐릭터와도 안성맞춤이라며 캐스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김태균은 “제 역할이 ‘찰리브라운’이라고 하니까 듣는 사람마다 ‘딱’이라고 하네요. 느낌이 비슷한가 봐요. 동글동글하고 머리도 큰 게, 나 말고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나 뭐라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는다.
연습실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한 달 가량 매일 7, 8시간을 연습실에서 보냈다. 하지만 개그 아닌 다른 일을 해보니 오히려 활력이 솟는다고.
“꼬박꼬박 연습실을 찾아가서 선생님으로부터 노래와 연기 지도를 받으니 학교 다니는 것 같아요. 기분도 좋고 에너지가 넘쳐요. 다른 배우들도 저를 분위기메이커라고 지칭하며 잘 어울리고 재밌게 연습하고 있어요.”
그가 맡은 찰리브라운은 더블캐스팅으로 또 한 명은 뮤지컬 전문배우 조정석이다. 혹 전문배우와 무대에서 비교될까 염려가 되지는 않느냐고 물었지만 오히려 “저는 제 색깔을 가지고 연기하면 돼요”라고 대답한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아이들이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전문배우들도 힘들어하고 있어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이를 연기해야 하죠. 그래서 성인배우의 틀을 필요로 하지 않아 저는 제 느낌대로 연기하고 또 조정석씨는 나름대로의 느낌으로 연기하며 무대 위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내면 되니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아요.”
개그와 연기, 두 마리 토끼 잡기
본업은 개그맨이지만 연기에도 욕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뮤지컬 데뷔를 통해 기존에는 뮤지컬 제작에만 가졌던 관심이 이제는 연기에도 생겼다. 무대 위에서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두 직업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뮤지컬은 연출의 의도가 무대 위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죠. 여기서 한 마디 더 ‘툭’ 건네고 싶지만 꾹 참아야 해요. 또 완벽하게 연습을 한 후 그 연기가 몸에 베이게 한 후에 무대에 올라요. 자유로움이 조금 떨어지죠. 하지만 개그는 제 뜻대로 무대를 조정할 수 있어요. 연습도 많이 안 해요. 오히려 많이 연습하면 재미가 없어요. 부자연스럽죠. 내 의도가 무대 위에서 드러나느냐, 안 드러나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그가 개그맨으로 방송생활을 한 지 10여년이 지났다. 데뷔 초 자신들의 개그 반응만을 살피던 때가 엊그제 갖은데 시간이 흐르면서 개그의 노련미가 생기자 무대 위에서 여유도 생긴다. 이제는 컬투 개인의 모습보다 후배들 양성에 더 욕심이 생긴다고. 그래서 지난해에는 ‘개그 저작권 보호’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가 주장하는 개그 저작권은 금전적인 이득을 떠나 앞으로 개그맨들이 질 좋은 개그콘텐츠를 개발하고 창작권을 보호 받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얻고 업계 관계자들의 합의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컬투의 정기공연도 계속 이어질 것이고 코미디 연극에 뮤지컬 기획까지 계획하고 있는 게 많아 올해는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무대에 다시 한 번 서고 싶고요.”
팻 맥라건의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는 책 제목을 따 인생 슬로건을 걸로 실행에 옮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태균. 바보처럼 기회가 와도 행동이 따르지 않아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도전만이 발전의 지름길이라며 목표를 세워 꾸준히 노력하는 김태균. 도전을 향한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성공적인 뮤지컬 데뷔를 위해 오늘도 그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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