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독창적인 상징물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관광공사(사장 김종민)와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이사장 최정화)은 11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의 상징물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어 내·외국인의 의견을 듣는 토론회를 마련하였다.
영국·프랑스·독일·일본 4개국의 주한 문화원장과 국내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 포럼은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을 떠올릴 수 있는 독창적이며 호의적인 상징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제안을 도출, 무엇보다 ‘분단’ ‘입양아’ 같은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이미지’를 얻고 문화·수출·관광·투자 등 다양한 차원에서 국가 명성의 효과를 창출하고자 기획되었다.
한국관광공사 김종민 사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우리나라는 풍부한 문화유산과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관광목적지로서의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고 지적하고 “브랜드 상징물은 한국관광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 상징물과 연계하여 브랜드 심벌을 그려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유경 교수는 발제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IT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사회 문화적 장점을 낮게 나타나 여전히 국가 이미지의 부정적 요소의 단절과 새로운 이미지 부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정체성(national identity)과 내부적 합의, 문화적 의미를 토대로 국가 브랜드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인 명지대학교 홍은희 교수는 “한국에 와 직접 경험을 한 외국인들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접한 외국인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만큼 국가 홍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NN 손진애 지국장은 “한국 정부에서 정한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의 핵심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또 한국 홍보영상물을 보면 아는 사람만 아는, 즉 한국인들만 느낄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국문화연대 김영명 대표는 “국가 상징은 국가 이미지 중에서도 특히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하고 특수한 것,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외국인 토론자들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프랑스문화원 장 뤽 말랭(Jean-Luc Maslin) 원장은 “통일이 되면 또 다른 상징물을 선정해야 하는데 굳이 통일 이전에 꼭 상징물을 선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한 뒤 “다른 나라들이 보기에 한국이 이럴 것이라는 생각에 맞춰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훈수를 두었다. AFP 아태총국 찰스 웨란(Charles Whelan) 국장은 “하나의 이미지를 가지고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문화원 요시노리 후지야마(Yoshinori Fujiyama) 원장 또한 “한국만의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는 국가의 상징물을 능동적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혹은 전통 속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인지를 포함한 폭넓은 논의로 진행되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포럼이 한국관광 이미지와 상징물에 대한 여론주도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좋은 기회이며 현재 공사에서 구축 중인 한국관광브랜드의 컨셉 수립과 향후 전개될 한국관광마케팅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이날 현장에서 설문조사 예정인 상징 후보로 ▲한국인(미소·친절·정다움·끈기·열정·교육의지) ▲한국여성 ▲태극 ▲한글 ▲한반도 ▲단청기와 ▲첨단과 전통의 조화(갓 쓴 한국인이 휴대전화를 들고 전화하는 것 등) ▲김치 등을 준비했다. 결과는 한글이 가장 지지도가 높았다.
-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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