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천영세의원은 3월 12일 논평을 통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 법률’ 구조조정 발언에 이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좌파 적출’ 발언이 논란이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이야 공천과정에서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정치적 발언이라지만 유인촌 장관의 발언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새정부 각료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사실 유 장관의 이런 발언은 지난 1월부터 각종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바 있어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인사청문회 당시 천영세 의원의 ‘인위적 인사개편’에 대한 우려에 대해 ‘순리대로 풀어갈 것’이라고 답했던 것과 비교할 때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신임 장관으로 취임하자마자 처음으로 한 공식적인 행보가 좌파세력 척결 주장이라니 한심하다.
지금 문화체육관광부가 해결해야 될 현안들이 적지 않다. 일례로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한국영화산업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 투자 위축으로 나타나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작권 분야는 어떤가. 단속위주의 정책에 의해 선의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저작인접권 등 새로이 추가된 사항에 대한 향후 대책 마련도 미진하다.
또한 순수예술창작자들의 절반 이상이 월 100만원 미만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문화예술계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도 문화기구들의 수장을 자기 코드로 바꾸는 것이 우선인가. 임기가 보장된 기구의 수장은 귀책사유가 없는 한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해당 문화기구의 수장이 유 장관의 정책방향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교체를 권고할 수는 있겠다. 그럼에도 사람부터 바꾸자는 식의 유 장관 발언은 문화적이지도 못 할 뿐만 아니라 무원칙적인 것이다.
필요하다면 기관평가를 통해 책임을 물을 일이다. 일을 잘 한다면 사람의 성향보다는 능력을 보는 것이 실용의 근간이다. 소위 실용정부의 각료가 벌써부터 정치권력의 쓰임에 관심을 두는 것은 왠지 어긋나 보인다. 유 장관의 이번 발언이 실용정부의 문화정책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면 앞으로 별로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140억원의 갑부 장관이 100만원 미만의 어려운 문화예술창작자들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인사를 하게 될 지 두고 볼 일이다“고 논평했다.
추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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