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은 한국의 오페라계로서는 뜻 깊은 해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오페라가 공연된 지 60주년, 푸치니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다.
오페라 60주년이라는 역사는 400년이 넘는 서양사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짧고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지금 우리의 오페라 제작능력이나 관객수준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관객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대안 찾기에 나선 유럽의 극장들에 비하면 한국 오페라 계는 오히려 호황을 맞고 있다. 2003년부터 개최해온 오페라축제만 봐도 해를 거듭할수록 객석점유율이 높아지고 수많은 작품들이 전국의 공연장에 오르고 있다.
또 여전히 창작 오페라의 벽이 높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탈리아나 독일, 프랑스의 오페라가 수세기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룬 체계의 작품들을 단기간에 습득하고 우리 것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 탁월한 음악성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견인차 역할을 하며 한국 오페라 계를 이끌고 있는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인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있다.
올해로 6회째인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39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는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맞아 주제를 Via Corea, Viva Opera ! (한국을 통해, 오페라여 영원하라!)로 주제를 정하고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며 한국 오페라의 위상을 드높인 우리 성악가들이 출연,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국 오페라의 저력과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자리를 마련한다.
특히 올해는 푸치니 탄생 150주년이기도 해 푸치니의 걸작 오페라 <토스카>를 개막작으로 선정, 한국이 낳은 세계적 성악가 이정원, 고성현, 한명원을 비롯해 호세 쿠라, 레나토 브론손과 함께 공연한 바 있는 이탈리아 소프라노 프란체스카 파타네, 독일 마이닝겐극장 주역가수이자 유럽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재중교포 테너 쑤창 등이 출연해 세계적인 수준의 무대를 선보인다.
또, 이탈리아 푸치니 재단 소속의 발레리오 갈리가 지휘를, 라 스칼라극장 소속 마시밀리아노 불로가 음악코치를 맡아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축제는 9월 말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사전행사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엘라 데비아의 마스터 클래스가 개최되는 것을 비롯해 9월 30일 전야제가 열리는 것으로 사실상 시작된다. 이어 10월 1일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작인 <토스카>(푸치니 작곡)를 필두로 11월 8일까지 총 6개 오페라와 4개의 특별공연, 그리고 폐막공연이 열린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도니제티 작곡), 유럽을 감동시킨 국립오페라단의 <천생연분>(임준희 작곡), 모차르트 최초의 오페라로 한국 초연하는 독일 다름슈타트 국립극장의 <아폴로와 히아친투스+첫째 계명의 의무>(모차르트 작곡), 한국 최초의 창작 오페라 현제명의 <춘향전>(현제명 작곡), 지역의 대표적인 사립오페라단인 영남오페라단의 <신데렐라>(로시니 작곡)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또 신천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시네마 콘서트>를 비롯해 앙코르 브런치 오페라 <사랑의 묘약>과 <라 트라비아타>, 국립발레단의 <지젤> 등 특별공연과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기념하는 폐막공연
이밖에 부대행사로 백 스테이지 투어, 오페라존(오페라 분장·의상 체험), 오페라필(자원봉사자단) 운영 등 관객들과 함께하는 체험행사 외에 대한민국 오페라상 시상식과 호주국립오페라단의 제작공연에 출연할 성악가 오디션의 대구부분을 진행하는 등 한국 오페라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남성희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원장(대구보건대학장)은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세계적인 기량의 한국 성악가와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단, 그리고 한국 오페라사에서 의미를 갖는 작품들로 마련돼 한국 오페라의 힘과 우수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했다.
또 “세계 여러작 품을 초청하는 것과 세계 각국 공연단체 참여가 아직은 열악한 상태이지만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려가는 만큼 곧 빠른 시기에 각국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대구 국제오페라 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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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가까이 가기 위한 실험적인 작품과 절대치에 완성도를 높여가는 작품들이 하나로 어우러질 이번 ‘대국국제오페라축제’는 누구나가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저렴한 입장료₩10,000~70,000 정도다
정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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