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류 품은 ‘포천(抱川)’에서 술과 함께 노닐다"
포천으로 가는 길은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산뿐이다. 이렇듯 산이 높으니 물이 맑은 것은 당연하다. 예부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물이다. 물맛이 음식의 맛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이다. 성분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진 술이야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포천을 대표하는 술의 명가 두군데가 있다.
첫 번째 술의 명가는 ‘배상면주가’다. 화현면 화현리 운악산(해발936m) 아래 자리한 배상면주가는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다양한 전통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전통술박물관 ‘산사원’에서는 전통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피는 것은 물론 배상면주가가 생산하는 다양한 전통주를 맛볼 수 있다.
두 번째 술의 명가는 도평리 백운산(해발904m) 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양조장을 중심으로 막걸리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군사지역이라 군인들의 소비가 많다. 덕분에 이곳에서 군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 청년들에 의해 이동막걸리의 맛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동막걸리촌에서는 전통 옹기항아리에 술을 빚는 걸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막걸리의 좋은 품질을 위해서 술이 숙성되고 있는 공간에 일반인들의 견학을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 갓 생산되어 신선한 생막걸리 맛은 양조장 인근, 수많은 직판매장에서 도토리묵, 손두부 등과 함께 맛볼 수 있다.
그 외에도 포천에 가볼만한 장소로는 찹쌀을 발효시켜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한과체험공간인 ‘한가원’과 화강암을 캐내고 난 후 버려진 폐석산을 문화예술창작공원으로 재창조한 공간인 '아트밸리' 그리고 신북면 삼정리에 자리한 '허브아일랜드' 등이 있다.
문의전화 : 포천시청 관광진흥팀 : 031)538-2067~9
주변 볼거리 : 국립수목원, 유식물원, 평강식물원, 운악승마장, 일동온천지구
"달콤한 소곡주에 취하고 황금빛 갈대밭 노을 데이트"
술 익는 마을이 있고, 서걱대는 갈대숲을 거닐고, 떼 지어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비상을 만날 수 있는 서천은 명품 겨울여행지임에 틀림없다.
소곡주는 현존하는 한국 전통주 중 가장 오래된 술이다. 연한 미색이 나고 단맛이 돌면서 끈적거림이 있고 향취는 들국화에서 비롯된 그윽하고 독특한 향을 간직하고 있다. 잡곡의 냄새가 전혀 없는 최고급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숙성시켜 만드는 전통곡주다. 소곡주에는 찹쌀과 누룩, 향을 위한 약간의 국화잎과 부정을 타지 말라는 의미로 홍고추 서너 개가 들어가는 것이 전부다.
길 건너편에는 한산모시관이 있다. 이곳은 서천의 대표 특산품인 한산모시의 역사와 직조 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이다. 더불어서 이곳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든 수만마리의 철새를 만날 수 있다. 갈대밭의 장관을 카메라에 담으려면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녘이 좋다.
서천의 북쪽 서면의 바닷가에 갈고리처럼 매달려 남북으로 뻗은 마량리의 독특한 지형 때문에 마량포구 일출은 12월 20일부터 1월 초순까지는 섬이나 육지에 걸리지 않고 순전히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만날 수도 있다. 일몰이나 일출을 감상하고 몸도 녹일 겸 서천 해양박물관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문의전화 :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 041)950-4224
주변 볼거리 : 한산모시관, 신성리 갈대밭, 이상재선생 생가, 비인오층석탑, 서천 해양박물관, 마량포구,
홍원항, 동백정, 춘장대해수욕장
"정성이 빚고 세월이 담근 깊은 울림의 맛, 완주 송화백일주"
송화백일주는 송홧가루와 솔잎,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빚은 밑술을 증류해 받은 도수 38도의 증류식 소주다. 송화백일주는 그 이름에서처럼 송홧가루가 주재료이다. 이는 송홧가루가 방부제 역할을 해 우리 몸에 좋은 효모와 효소가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화백일주는 오래 두고 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발효주와 달리 증류주는 오랜 숙성과정을 거칠수록 그 맛이 부드러워지는데 송화백일주는 특히 오래 보관하면 할수록 그 맛과 향이 깊어진다. 350년을 이어온 송화백일주. 그 깊은 맛의 비법은 따로 있지 않다. 벽암스님의 말처럼 좋은 물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빚는 게 최선의 비법이다.
그 외에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둔산과 모악산을 들러볼 수도 있다. 선 굵은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대둔산이 있고 모악산은 섬세한 곡선미가 무척이나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송광사에서 동상호를 거쳐 대아호에 이르는 완주의 741번 지방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서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도로이다.
문의전화 : 완주군청 문화관광과 : 063)240-4257
주변 볼거리 :화암사, 동상곶감마을, 구이저수지, 대아수목원, 고산자연휴양림
"제주의 과거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다...제주 오메기술"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정통 ‘오메기술’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14~17도 정도로 여느 막걸리와 도수가 비슷하나, 맛은 일반 막걸리보다 새콤달콤하여 여성들이 즐기기에도 무난하다. 색도 갈옷(갈물을 들인 옷) 같은 검붉은 빛깔이 돌아 술 또한 제주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운 여름에는 닷새에서 일주일정도, 겨울에는 열흘에서 보름정도로 유통기한이 짧아 제주 밖으로 반출되지 않는다. ‘고소리’라는 옹기를 통해 오메기술을 증류한 것을 ‘고소리술’이라 부르는데, 제주에만 있는 독특한 전통주로 지금은 만들어 먹는 이가 없으나 축제나 특별한 행사 때 이곳 성읍민속마을에 요청하면 재현 가능하다.
문의전화 : 성읍민속마을보존회 : 064)787-1179
주변 볼거리 : 일춘랜드, 섭지코지, 혼인지, 서귀포감귤박물관
신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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