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처 자매誌 발표,“신개념 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윤홍덕 교수팀이 암억제자 p53을 조절하는 새로운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해 향후 신개념의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대다수 암 발생과정에 관여하는 암억제자 p53의 활성조절 메커니즘을 연구한 결과 DNA 손상 복구를 총지휘하는 불활성화된 p53이 그 손상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유전자 주변 크로마틴 상에 미리 준비돼있고 그 과정에서 ‘캐빈1 (Cabin1)’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밝혔다. ‘캐빈1’ 단백질이 평상시에는 암 억제자 p53과 결합해 p53의 기능을 억제하지만 DNA 손상 조건에서는 신속하게 분해돼 p53을 자유롭게 풀어줘 오히려 전사활성 반응을 도와주는 기능을 가졌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윤 교수와 장현철(張鉉㯙, 35세)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인 ’네이처 구조분자생물학지(Nature Structural & Molecular Biology)‘ 8월 10일자에 게재됐다.
암억제자 p53은 DNA 손상 복구를 총지휘하는 단백질로 대부분의 암세포에서는 그 기능이 저하돼 있다. p53은 현존하는 유전자 중에서 암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평상시 크로마틴 상에서 p53의 조절 메커니즘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윤 교수팀이 캐빈1 단백질 기능에 대한 심화연구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이 감소된 생쥐 배아줄기세포와 암세포를 이용해 캐빈1이 크로마틴 상에서 p53 활성 억제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규명했다.
캐빈1이 p53 활성 억제 기능을 갖는 이유는 p53의 타겟 유전자 프로모터 위에 같이 결합해 주변 크로마틴 구조를 유전자 발현에 부적합하게 바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지난 10여 년 동안 ‘캐빈1’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Science, Immunity, EMBO J 등 국제적인 과학저널에 다수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윤 교수는 “본 연구는 크로마틴 상에서 p53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으로 논문 심사자들로부터 종양억제와 관련된 p53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았다. 또한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후성유전학적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정명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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