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장수진기자]
겨울바다의 낭만을 아는 사람이라면 갑자기 자동차 핸들을 돌려 겨울바다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가슴 저 밑바닥에 꾹 누르고 있을 것이다.여건이 허락된다면 혼자도 좋고 오랜 친구와 동행해도 좋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처럼 아이들에게 바닷바람 냄새도 맡게 해주고 배에서 금방 내려 팔딱거리는 생선도 만져 보게 하자. 치열하게 쫓기듯 살아 온 일상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바다의 짠내를 가슴 깊이 들이켜 보자.
충남 보령에 위치한 대천항은 보령 시내에서 12Km, 대천해수욕장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다.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난 도로를 따라 달리면 지상 3층의 대천항 여객터미널이 보인다. 여객터미널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아름다운 서해바다와 섬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그밖에도 인근의 섬과 안면도의 영목항을 왕래하는 고급 카페리호 및 쾌속선인 웨스트프런티어호가 운행 중에 있어 피서는 물론 바다낚시와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도서풍경도 감상 할 수 있다.
여객터미널을 지나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특산품 판매점들이 눈에 뛴다. 오징어, 쥐포, 문어는 물로 각종 젓갈류와 김과 같은 토산품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인들이 쥐포나 오징어를 구워 시식을 권하는데 그 맛에 성큼 지갑을 열기도 한다.
상점들을 지나 부두로 가면 바다에 나갔던 어선들이 잡아 온 물고기를 내리느라 분주하다. 부두 앞 어시장에선 금방 잡아 온 물고기를 종류별로 함지에 담고 손님과 흥정을 한다.
광어, 우럭, 농어, 도미, 개불, 꽃게, 멍게, 키조개, 백합, 바지락 등 다양한 종류의 횟감과 어패류가 싱싱하게 살아 펄떡인다. 횟감을 골라 손질해 달라고 하면 숙달된 손놀림으로 금방 먹음직스럽게 회를 쳐 준다. 그럼 근처 횟집에 들고 가 야채와 약간의 돈을 지불하면 바다를 감상하며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대천항 부두 한쪽 건조대에 빼곡히 널어놓은 배오징어는 쫄깃함과 감칠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 이곳의 꽃게는 다른 지역에 비해 크고 맛도 뛰어나 배오징어와 함께 보령의 특산물로 꼽는다.
서해의 바닷바람과 부두를 가득 메운 어선을 배경으로 어민과 상인 그리고 여행객들이 어우러져 삶의 활기가 넘치는 곳. 서해의 보령 대천항에서 시원한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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