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 기자]
서남단 끝자락에 위치한 섬 조도. 검푸른 바다 위에 154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새떼처럼 떠 있어 ‘조도(鳥島)’라고 불리우는 섬.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펼쳐 놓은 것처럼 바다와 섬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그야말로 동양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섬이다. 일찍이 외국인의 눈을 통해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조도는 19세기 영국 해군장교이자 여행가인 바실 홀이 그의 저서 ‘조선 서해안 및 류큐제도 발견 항해기’를 통해 조도를 ‘지구의 극치’라고 표현한 바 있다.
#. 섬 속의 섬, 자연의 아름다움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진도에 속한 조도는 섬 속의 섬이다. 어쩌면 그래서 외부인들에게는 낯선 섬인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만 해도 섬을 찾는 사람들은 섬에 연고가 있거나 섬 출신으로 도회지로 나가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도 명절이나 여름 휴가기간을 이용해 고향땅을 찾는 사람들로 관광하고는 상관없는 방문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섬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찾는 이가 많지 않고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곳이다. 사람들은 자연 그대로의 섬을 감상하고 느끼기 위해 바다를 건너고 있다.
#. 조도대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진도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가면 팽목항이 나온다. 팽목항에서 어류포항으로 향하는 배편을 이용해 30여분 정도 가면 조도에 들어갈 수 있다. 조도는 면소재지가 위치한 하조도와 상조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섬을 잇는 다리가 1997년도 완공되었다. 510m의 조도대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조도에는 면사무소와 지서 등 행정기관과 농협, 식당, 미장원, 정육점, 상점 등 상업시설이 고루 들어서 있다. 하조도의 매력은 바다와 땅의 아름다운 조화에 있다. 푸른 바다 위에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를 소리 없이 미끄러져 가는 고깃배의 모습을 보다가도 고개만 돌리면 시야에는 금세 한적한 시골 농가의 전원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여름에는 신전해수욕장과 모라깨 해수욕장에서 야영도 가능하고, 인근 죽항도의 멸치어장과 새떼처럼 몰려있는 새끼섬들을 둘러보는 섬 여행의 즐거움도 각별하다. 1909년 첫 불을 밝힌 하조도 등대는 이곳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 등대로 가는 오솔길에는 동백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의 아찔한 풍광과 정상에 자리한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라 할 수 있다.
#. 도리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도군도
상조도에 위치한 도리산(210m) 전망대는 정상까지 포장이 돼 있어 차로 오를 수 있다. 도리산 전망대에서는 코앞 나배도를 비롯해 조도대교, 하조도, 죽항도, 관매도, 대마도, 동·서거차도, 병풍도, 관사도, 배도, 백야도, 눌옥도 등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태산에 올라 천하를 굽어보는 느낌이다. 저마다 해무를 깔고 앉은 섬은 무척 몽환적이다. ‘첩첩섬중’에 있는 듯 이 많은 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신비롭다. 맑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와 추자도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위를 수놓은 양식장도 조화롭다. 이곳 양식장에서는 조도 특산물인 톳과 미역이 달려 있다고 한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어설프게 손을 댄 여느 관광지와 달리 다도해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곳, 섬 속의 섬 조도에서 섬마을의 운치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