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행복전도사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개그맨 최효종(24세)이 최근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에 이어 ‘최효종의 눈’이란 새 코너를 통해 자신만의 개그 색깔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행복전도사’, ‘남보원’, ‘최효종의 눈’ 은 공감코드를 바탕으로 한 개그로 보통 사람들이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상황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개그로 풀어내 시청자로 하여금 ‘맞아, 맞아!’ 하는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개그맨 데뷔 3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세워 시작한 ‘최효종의 눈’이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순항을 시작했다. 행복을 전하는 전도사로 요즘 행복한 개그맨이 된 그에게 개그이야기를 들어봤다.
최효종은 2007년 박성광, 박영진, 허경환, 박지선과 함께 KBS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해 활동을 시작했지만 동기들에 비해 뒤늦게 이름이 알려졌다. 박지선이나 박성광처럼 외모에서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안정된 연기력, 화려한 입담으로 승부하는 캐릭터도 아니다. 평범한 외모가 개그맨으로써 개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성실한 개그맨으로 통한다.
❍일상을 관찰하고 개그적으로 생각하는 생각하는 개그맨
어려서부터 사람 웃기는 것을 좋아한 그는 일찍부터 개그맨을 꿈꾸었다. 개그맨 외에 다른 꿈은 가져보지도 않았다고 하니 개그에 대한 그의 열정을 가늠하게 한다. 그는 개그맨을 꿈꾸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사소한 것도 관찰하고 개그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 왔다. 무엇이든 그의 시선에 포착되면 그것은 개그 소재가 되었고 그것을 어떻게 개그적으로 풀어낼지 고민하는 것은 그에게 행복한 고민이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을 하다가도 이슈가 되는 것은 기억 속에 잘 담아두고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두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개그는 일상생활에서 무심히 지나친 것들을 예리하게 포착해내 역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도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공감개그의 선두주자라고 평한다.
❍부지런하고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
그는 부지런한 개그맨이다. 갈갈이홀에서 연습생으로 개그를 시작할 당시 학생이었던 그는 학업과 아르바이트, 개그 연습,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더 부지런히 살았다. 그의 부지런한 성격은 개그맨이 된 뒤에도 변함없었다.
개그맨들은 매주 새 코너를 만들어 선후배에게 선보이고 검사를 받게 되는데 보통 한 달에 한 코너 검사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는 매주 검사를 받았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검사를 받다보니 동료들은 그의 개그를 검사용으로만 보고 웃어 넘겼다. 언제부턴가 그의 캐릭터가 검사만 받는 동료로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잠깐 개그맨으로써 재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그만둘까도 고민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금방 슬럼프를 극복했다. 다시 아이디어를 뽑아내기 위해 고민한 끝에 ‘독한것들’이란 코너를 만들게 됐다. 개그맨 곽한구와 함께 했던 코너에서 시청자들은 최효종보다 곽한구를 더 먼저 떠올렸다. 그래도 그는 즐겁게 생각했다. 개그맨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개그작가 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개그를 짜는 건 즐거운 작업
그는 창작욕구가 강한 편이다. 개그 짜는 것을 즐기고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다보니 동료들도 어느 새 그를 개그를 잘 짜는 개그맨으로 인정했다. 그는 ‘독한것들’ 코너를 짜면서 담당 PD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후 ‘봉숭아학당’ 의 ‘행복전도사’ 캐릭터를 만들어 공감개그를 선보이며 비로써 시청자들에게 최효종이란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그즈음 선배 박성호와 황현희로부터 코너를 같이 하자는 제의를 받고 그는 망설였다. 개그맨이 되고 평소 함께 무대에 서고 싶었던 선배들이지만 두 코너를 다 잘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없었다. 그러나 선배들의 설득으로 박성호, 황현희와 함께 ‘남보원’코너를 같이 하게 되면서 자신의 개그 색깔을 조금씩 만들어 가게 됐다. 직접 대본까지 쓰며 했던 ‘남보원’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막을 내리고 담당 PD는 그에게 ‘남보원’ 대안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그는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었던 문화비평을 소재로 한 개그를 짜기 시작했다. 모니터 프로그램인 TV 비평 시청자 데스크의 한 코너인 ‘시청자의 눈’을 패러디한 개그로 자신의 이름을 붙여 ‘최효종의 눈’이란 코너를 만들었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선배 박성호와 콤비를 맞춰 선보인 ‘최효종의 눈’은 첫 방송이 나간 이후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내며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공감적인 요소는 있지만 개그적 요소가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했다. 앞으로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더 보완해 나간다면 더 재미있어 질 것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보고 유쾌해질 수 있는 개그를 추구하는 개그맨
개그맨 최효종이 추구하는 개그는 평범하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든 모두가 보는 게 개그 아니던가. 어떤 특정 분야, 계층의 사람이 보고 기분 나빠지는 개그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개그맨. 모든 사람들이 보고 유쾌해지는 개그를 하고 싶다는 그는 개그에 대한 철학이 확실하게 정립돼 있는 개그청년이다.
무엇보다 매주 이번이 마지막 녹화라고 생각하고 꽉꽉 짜서 다음 주 녹화가 없는 것처럼 꽉 찬 개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예능프로든 개그프로든 최효종이 한다면 시청자들이 기대감을 갖고 볼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선배 개그맨 박성호를 존경한다며 박성호의 개그를 생각하는 열정과 인간관계, 부지런함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공감개그라는 새로운 개그 장르를 개척하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절충할 줄도 아는 젊은 개그청년의 내일이 밝아 보인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