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 시켜주기 위해 보다 재미있고 인터렉티브한 전시를 구상하며 95.64평의 공간에 무엇을 담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전시기획자면서 문화기획자로 불리는 홍현선씨(30세)가 그 주인공이다.
홍현선씨는 홍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 3층 전시공간을 맡아 일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그 무엇’을 담아 대중에게 입체적인 전시, 날 것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보여주기 위해 작가와 대중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는 기획자이다.
“한 장르가 주가 돼서 하는 전시 보다 여러 장르를 많이 아우를 수 있는 형태가 되는 것, 즉 여러 가지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형태로 접근하고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전시기획자 역할인 것 같아요.”
그녀는 상경계열을 전공하고 비서, 행정업무 경력을 거쳐 우연한 기회에 전시기획자가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공과 상관없이 이쪽 분야에 흥미를 느껴 뛰어들어 전시기획자로 활동하는 지금은 다양한 전시회를 기획, 진행하면서 나름의 전시기획에 대한 철학을 다듬어가는 중이다.
“문화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고 특히 우리는 비주류 art 전시를 많이 하는데 일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하는 것보다 광범위한 전시가 많아요. 날것 그대로의 것들을 대중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접점을 찾아 그들에게 보여주죠.”
일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전시 문화가 형성되는 곳, KT&G 상상마당에 가면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비주류 art를 접할 수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주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좀 더 재미있게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기위해 그녀는 먼저 리서치를 충분히 하고 검토는 물론 관련자와 토론을 계속하면서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보고 싶어 하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작가들과 거듭 만나 대화를 계속하고 어딜 가서 무엇을 보든 전시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 습관도 생겼다. 하다못해 카페에서 독특한 컵을 보더라도 전시와 연관성을 찾아내려 애쓰고 괜찮은 아이템이다 싶으면 카메라에 담아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기획을 할 때 대중성을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작품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줘야 주류로 가는 발판이 되니까. 어떤 작가는 꼭 대중과 소통해야 되냐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작업으로 표현하겠다고 하는데 막상 그런 작가를 설득해 전시를 하면 현장에서 대중의 반응을 직접 느낀 작가는 피드백이 바로 오니까 새로운 경험을 하고 느끼는 거 같아요”
그녀는 기획자로써 힘든 것은 기획 아이디어를 놓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믿고 회사에서 예산을 투자하고 공간을 맡겨준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작가와 대중들을 매개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하기에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고 한다.
최근 그녀는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소규모출판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하는 것도 그래서 일거고...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또 몇 년 전부터 그런 독립출판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더라구요.”
소규모출판 전시는 출판물의 콘텐츠 기획부터 디자인, 인쇄, 유통까지 1인이 모두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독립출판, 1인 출판시대에 맞춰 다양한 소규모 출판물로 나타나는 새로운 출판 트랜드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회로 전시기간 중에는 다양한 워크숍과 공연도 함께 진행돼 대중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평면적인 전시는 인기가 없어요. 페인팅이나 드로잉보다는 입체적인 것, 인터렉티브한 작업들이 훨씬 재미있고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더라구요. 한국사람 특징이 보는 것보다 만지고 체험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녀는 그동안의 다양한 형태의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의 성향까지 분석하고 있었다. 지난 여름, 그림책 전시회는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관람객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이 전시를 관람했다고 한다. 전시공간에 무엇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더 다양한 계층, 연련층의 사람들이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홍대라는 지역의 특성상 그동안은 젊은층의 관람객이 많았고 그들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가 많이 기획되었지만 이제 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찾고 그들에게 더 다양한 형태의 전시를 통해 예술,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더 많은 공부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상마당 자체가 워낙 스펙터클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많아 1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를 정도로 확 지나간다는 그녀는 내일에 대한 욕심보다는 현재 더 많은 작가들과 대중을 잘 매칭 시키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전시 공간을 꾸밀까를 고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전시기획자 홍현선, 그녀는 작가와 대중 사이에 접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시기획자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