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가 쓸쓸한 가을을 따스하게 감싸 줄 노래로 관객과 소통할 준비를 끝냈다. 11월 13일(금) 백암아트홀에서 “따뜻했던 우리의 노래”라는 주제로 공연을 갖는 ‘디어클라우드’는 사람들 가슴 한 켠에 묻어둔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그들의 노래로 위로하고 감싸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여름 발매를 시작한 EP 앨범 ‘Take the air’로 활동하는 마무리 공연이 되겠다.
‘Take the air’ 앨범은 타이틀곡 ‘그때와 같은 공간, 같은 노래가’ 외에 5곡이 수록돼 있는 EP(미니)앨범으로 노래를 듣다보면 왠지 가을 속으로 떠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이미 홍대씬을 넘어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만의 색깔을 꾸준히 살려가며 음악적 성장을 계속하는 밴드 디어클라우드, 더 많은 대중과 소통을 꿈꾸는 그들에게 밴드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들어봤다.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는 대학에서 만난 선후배가 모여 결성된 밴드다. 각자 개성은 다르지만 음악적인 취향과 코드, 색깔이 비슷해 팀을 만들게 됐다는 이들은 지금은 서로 표정만 봐도 멤버가 어떤 상태인지 또 무슨 일이 있는지 금세 파악할 정도로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로 탄탄하게 맺어진 밴드이다. 2005년 팀을 결성하고 홍대씬에서 시작한 그들의 음악은 2006년 클럽 씬 최고의 신인으로 떠올랐으며 첫 번째 앨범 ‘dear clould’ 와 두 번째 앨범 ‘grey'를 통해 그들 특유의 감수성 짙은 음악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고정 팬 뿐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영향을 주며 선배 뮤지션들의 지지를 받고 실력을 인정 받았다.
용린(리더, 기타), 나인(보컬), 이랑(베이스기타), 정아(키보드), 광석(드럼). 혼성 5인조 밴드 디어클라우드는 멤버 전원이 곡을 쓰고 연주와 앨범 제작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다재다능한 밴드이다. EP앨범의 자켓 사진도 평소 사진을 좋아하는 이랑이 직접 찍었다고 하니 팀 내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셈이다. 공연이나 방송을 할 때도 메이크업이나 헤어 손질까지 멤버 스스로 해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 팀 운영비가 절감되는 건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전문가 수준을 따라갈 수 없어 한계를 넘지 못하는 게 단점인 것 같다”며 장점이 곧 단점이 되기도 한다고 나인이 소탈하게 말했다.
이들의 음악은 앨범 전체로 봤을 땐 음악적 색깔이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곡마다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은 곡을 만들 때도 각자 개성이 달랐는데 용린은 마음이 힘들 때 창작이 잘 된다고 했다.
“음악으로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싶다는 것은 나 자신도 위로받고 싶어서이다. 내가 힘들 때 가사 하나하나를 적으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는데 그런 느낌을 전하고 싶다” (용린)
이들의 음악이 듣는 이를 위로하고 슬픔을 감싸주는 이유가 창작자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전달된 이유였을까.
한편 나인은 보컬을 담당하다보니 멜로디와 가사에 치중해서 곡을 쓰는 편이고 기술적인 것 보다는 즉흥적으로 쓴다고 한다. 그럼 이랑은 어떨까. 그녀는 어스름한 새벽녘 촛불 하나 켜놓고 편한 자세로 곡을 쓰는데 무엇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랑과는 상대적으로 정아는 일상 속에서 주제가 뭐든 즉흥적으로 영감을 얻으면 피아노 앞에 앉아 바로 곡을 쓰는 편이라고 한다. 곡 쓰는 작업은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서 이뤄진다는 정아.
이들이 늘 음악을 생각하고 평소에도 곡 작업을 꾸준히 하다 보니 미발표 된 곡들이 많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디어클라우드의 강점은 무엇일까. 혼성밴드로 신나게 몸을 들썩이게 하는 음악도 아니고 듣다보면 저절로 눈을 감고 감상하고 싶게 만드는 음악을 하면서도 팀의 결속력이 어느 팀보다 단단해 보이는 건 왜일까.
“우린 팀 분위기가 부드럽다. 좀 부드럽게 넘어가려고 하는 편이고 문제가 있으면 대화로 풀어가는 편이다.” (나인)
“처음 만났을 때 친구 사이로 만나서 지내다 같이 음악을 하게 됐는데 모두 팀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밴드가 우선이라는 게 있어야한다. 자기 욕심을 버리고 밴드를 먼저 생각하는 것 그래서 오래가는 것 같다” (용린)
“팀으로 활동하는 것은 고정 수입이 안 되니까, 고정수입을 얻기 위해 멤버들 각자 레슨을 한다. 이것도 팀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이랑)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공동체적 마인드로 무장한 밴드로 보였다. 디어클라우드라는 밴드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수익에 대해선 똑같이 나누고 팀에 해가 되지 않는 이상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유로웠다. 그래서 앨범에 수록된 곡에 작사, 작곡가 이름도 별도로 표기하지 않는다.
2집 앨범 이후 공백기 동안에 용린은 박지윤의 앨범 작업에 참여했고 나인과 이랑은 여행에세이를 펴내는 등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서로를 응원했다. 또한 이런 마인드로 편하게 활동할 수 있기에 이들이 수많은 밴드 중에서도 색깔을 잃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인지도 모르겠다.
백암아트홀 공연을 앞두고 이들은 더 힘찬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클럽과 소극장 공연을 많이 해 왔고 백암아트홀 공연은 더 많은 대중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무대인만큼 기대도 많이 되고 그만큼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한다.
용린은 “공연을 하다보면 노래를 같이 따라 불러주시는 분도 있고 감상하면서 듣는 분도 계신데 우리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고 있구나 느낄 때가 있다. 팬들이 어떤 느낌, 어떤 기분 이겠구나 느껴질 때는 오히려 내가 더 울컥 할 때가 있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깊어가는 가을, 쓸쓸한 기분을 디어클라우드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위로받는 것도 좋겠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