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 조류연구팀은 야생동물 첨단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인공위성용 초소형 전파발신기를 이용해 한국에서 월동하는 말똥가리의 이동경로를 지난 3월부터 추적해 왔으며 이를 통해 이 종의 이동경로 및 번식지역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조류연구팀은 지난 3월 강원도 철원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부상에서 회복된 말똥가리에 인공위성용 초소형 전파발신기를 부착해 방사한 후 이동경로와 번식지를 추적해 왔다. 말똥가리는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맹금류이며 우리나라에는 겨울에 도래해 월동하는 겨울철새다.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말똥가리의 이동경로, 이동시기, 번식지와 같은 자세한 생태정보가 밝혀지지 않은 실정이었다.
인공위성용 전파발신기를 이용한 동물의 이동경로 연구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용하는 첨단 연구기법으로 말똥가리를 대상으로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연구는 동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며 본 결과 또한 이 종의 봄철, 가을철 이동경로 및 번식지역을 세계 최초로 밝힌 것이다.
봄철 북상경로는 지난 3월 3일 강원도 철원에서 발신기를 부착해 방사한 후 한 달 뒤인 4월 7일부터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후 한반도의 내륙을 따라 총 18일 동안 북상해 4월 24일 러시아의 하바로브스키 동쪽 해안 부근에 도착함으로서 총 1,661㎞(직선거리 1,516㎞)의 거리를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가을철 남하경로는 9월 25일부터 다시 남쪽으로 이동을 시작하였으며 북상 경로와 유사한 경로를 통해 총 31일 동안 이동해 10월 25일에 처음 방사됐던 철원의 동일 장소로 되돌아와 총 1,629㎞(직선거리 1,516㎞)를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또한 번식지의 경우 말똥가리가 4월 24일부터 9월 25일까지 약 5개월간 머물렀던 러시아의 하바로브스키 동쪽 해안 부근 지역은 시기상으로 볼 때 말똥가리의 번식지역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한국에서 월동하는 말똥가리의 구체적인 번식지역이 최초로 파악됐다.
이번 말똥가리의 번식지 및 이동 연구와 같이 국경을 넘어 장거리를 이동하는 조류에 대한 연구는 관련 국가 간의 정보 교류와 협력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본 연구 과정에서 밝혀진 결과를 러시아 측에 전달했고 러시아 내 번식 지역에 대한 공동 조사의 필요성에 합의하고 국가 간 공동 연구를 계획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조류연구팀은 “현재 추적 중인 말똥가리 뿐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멸종위기종 및 철새를 대상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이동경로 추적 등 첨단 연구기법을 통해 생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며 “희귀철새 등 야생동물의 보호‧관리 분야의 국제적 노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국가 생물주권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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