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양숙 기자] 우울장애와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포함하는 감정과 정서에 대한 장애를 겪고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이용해 ‘기분(정동) 장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2006년 60만 9,607명에서 2010년 68만 4,793명으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3%가 증가했다.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전체 진료환자의 68.5%, 남성은 31.5%이며, 최근 5년 동안 남성은 19만 9,544명에서 21만 5,340로 연평균 1.9%가 증가했고, 여성은 41만 63명에서 46만 9,453명으로 연평균 3.4%가 증가했다. 또한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진료비는 연평균 8.9%, 급여비는 8.8%로 증가했으며, 총 진료비와 급여비 모두 2006년 대비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보면, 60~79세(3,462명), 80세 이상(3,456명), 40~59세(1,641명), 20~39세(1,006명), 0~19세(283명) 순으로 나타났다. 상병별로 살펴보면, ‘우울증’은 959명에서 1,081명으로 122명이 증가했으며, ‘조울증’은 86명에서 108명으로 22명이 증가했다. 반면, ‘기타 기분장애’는 235명에서 206명으로 29명이 감소했다.
(인구 10만명당 기분장애 상병에 따른 진료환자 추이)
또한 성별로 보면, 남성은 전체 기분장애 중 ‘우울증’이 74%, ‘조울증’이 10%를 차지했고, 여성은 전체 기분장애 중 ‘우울증’이 79%, ‘조울증’이 7%를 차지했다. 연평균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에서는 ‘조울증’ 진료비 12.8% ‘우울증’ 9.0%, ‘조증’은 1.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1,9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은 863명으로 가장 적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전남이 7.9%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대전은 0.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분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분장애는 어느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생물학적 원인, 유전적 원인, 성격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나라와 문화에 상관없이 남성보다 여성에서 우울증은 두배 이상 흔하게 나타난다. 이렇듯 남녀 차이가 나는 것은 호르몬의 차이, 임신/출산의 차이,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조울증은 남녀의 차이가 없이 같은 유병률을 보인다.
기분장애은 우울한 기분, 흥미와 즐거움의 상실, 체중 감소 또는 증가, 불면 또는 과다수면, 불안, 안절부절못함, 자존감 하락, 부적절한 죄책감 등을 보일 수 있다. 또한 고양된 기분, 과도한 자신감, 과대망상적 사고, 수면 감소,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 등을 보이고 평소보다 말이 매우 많아지거나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과 이선구교수는 “기분장애는 무엇보다 환자의 안전이 중요하다. 자살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안전병동에 입원시키거나 보호자가 24시간 지켜볼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며 “충분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자의로 치료를 그만두는 경우에 다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치료계획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고 실행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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