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준 기자] ‘지금 나는 과연 어느 시점에 와 있는가’.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는 ‘오흥구 유화展’이 열린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지난 6.25를 겪은 오흥구 작가. 초등학교 시절 미술공부라는 용어보다는 그림공부가 어울렸고, 지금처럼 많은 그림의 소재와 도구가 넉넉하지 않았다. 어렵고 힘들게 한 장의 켄트지나 목탄지를 구하면 그 위에 데생하고, 지우기를 수차례. 이것을 반복하다보면 켄트지에 구멍이 나던 시절을 보냈다.
그 당시 오작가로서는 미술책을 보며 그리는 임화(臨畵)가 전부였다. 어느 날 교과서에 있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를 열심히 따라 그릴 때‘참으로 잘 그렸다’는 선생님의 칭찬과 격려가 붓을 들게 했다. 그 후 미술을 전념하고 각종 미술 실기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시작한 것이 오늘의‘오흥구 유화展’을 만들었다.
‘오흥구 유화展’은 일제 감정기를 지나 해방의 시간 및 6.25라는 어린 시절과 4.19와 5.16 등 숱한 국내 어려운 세월을 겪으면서 내면에 비치는 심상의 세계와 감성을 표출하고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캔버스 앞에서 그려내는 작가만의 특권을 표현하고 있다.
예술은 고난과 노고와 인내를 가진 인간의 영혼의 소리라는 말처럼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오 작가의 혼과 감성이 내재된 감성을 재구성해 화면의 질서에 생명을 불어넣고, 회화적 요소와 구성력 및 심상적 이미지가 가득 담긴 생동감 넘치는 조형적 화면을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사실적 풍경화 및 정물, 인물표현을 거쳐 화력의 연륜에 따라 생략되고 과장되며 첨가되는 내용에 의한 반추상적인 구상화까지 다양한 표현 양식의 섭렵과 디자인적인 표현, 한국화의 수목 산수화, 문인의 채색화, 한문서예에까지 다양한 평면예술을 느낄 수 있다.
오 작가는 “지난날, 왜 좀 더 열심과 노력으로 삶을 다하지 못 했나 후회도 들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며 “그 사이 게을렀던 시간의 아쉬움을 그림에 전념하고 남은 삶은 보다 새롭게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오늘도 새로운 마음으로 캔버스 앞에 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