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선 기자] 1942년과 1970년에 각각 설치된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의 낡고 협소한 통로박스 때문에 불편을 겪어오던 충북 옥천군 군북면 주민 500여 명의 고충이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장조정으로 해결됐다. 이에 경부고속도로 통로박스는 추가로 폭 4.5m, 높이 4.5m로 신설되고, 경부선 철도 통로박스는 폭 8m, 높이 4m로 확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현장조정에 성공했다.
권익위는 이 같은 조정에 대한 예산도 같이 조정해 경부고속도로 통로박스 추가설치비는 옥천군이 20억 원을 정액부담하고, 나머지 비용은 한국도로공사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또한 경부선 철도 통로박스 확장공사비는 옥천군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각각 25%와 75%를 부담하고, 국도 4호선 연결부 가․감속차로 시설개선공사비는 보은국도관리사무소에서 부담하기로 조정했다.
고속도로와 철도 통로박스 간 연결도로는 주변여건을 고려해 최대한 완만하게 하고, 이용차량의 안전을 위해 미끄럼 방지시설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철도 통로박스의 바닥면이 낮아지는 것을 대비해 노면수 유입량 증가에 대비한 배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국도 4호선 연결부의 가․감속차로에 대해 시설개선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이백삼거리 지점에 나란히 위치한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철도의 통로박스는 국도 4호선과 군도 15호선의 접속로다. 군북면 환평리, 추소리, 이평리 등을 통행하는 주요 통로인데, 그동안 이 박스의 폭이 4.3~4.5m로 협소해 일방통행을 할 수 밖에 없어 지나는 차량들이 박스 입구에서 대기했다가 번갈아가며 통과하는 실정이었다.
특히 철도 통로박스는 높이가 3.4m에 불과해 대형차량은 지나다니는 것이 불가능했고, 2005년에 군도 15호선과 연결된 폐고속도로가 대전~ 옥천 간 통행로로 활용되면서 종래보다 출․퇴근 시간이나 휴일의 교통정체가 더 심해진데다 차와 사람이 같이 이용하다보니 교통사고의 위험도 상존해 지난 5월 권익위에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당초 한국도로공사는 과거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통로박스를 기존대로 존치하고 선형개량으로 인한 폐고속도로와 군도 15호선 연결도로 700m를 설치해 준 바 있어 이번 통로박스 확장요구에 대해 불가입장을 고수해 왔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통로박스의 바닥면이 주변보다 낮아진다며 난색을 표해왔다.
권익위는 그동안 현장조사와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통로박스 확장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계기관의 양보와 협조를 이끌어내면서 이번에 통로박스 확장과 비용분담에 대한 합의에 성공했다.
조정회의를 주재한 권익위 김대식 부위원장은 “군북면 환평리, 추소리, 이평리 등을 통행하는 주요 통로인 통로박스가 차량이 교행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지게 돼 주민들의 통행환경이 다소나마 개선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합의안에 따라 통로박스 확장공사가 완공되면 옥천 지역의 대표적 상습정체구간이 원활히 소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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