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준태평소연구소 이시준 소장】 ‘미치지 않고는 이르지 못한다’는 뜻을 가리켜 불광불급(不光不及)이라 한다. 아마도 16년째 태평소 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후학들을 양성, 전통음악을 넘어 현대음악에서의 태평소 역할을 확대하는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시준태평소연구소(http://cafe.daum.net/nalnalihong) 이시준 소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호적, 날나리, 쇄납, 새납이라고도 불리며 ‘그 신명소리에 죽은 사람도 일어난다’고 전해지는 전통 관악기 태평소는 음악적 이론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보존·계승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거기에다 대학에서조차 태평소 관련 전공이 없어 이론이 부족했던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던 이 소장은 학문적으로 체계화 된 ‘태평소 이론’을 직접 고안, 이를 바탕으로 후학들을 양성하며 태평소 대중화에 헌신했다.
여기에 주로 풍물판에서 혼자서 부르는 악기였던 태평소에 화음을 불어넣으며, 오케스트라 같은 형식의 음악적 구조로 작·편곡해 연주하는 유일무이한 단체로 평가받는 이 소장의 ‘국악브라스밴드 취선악’은 태평소 저변확대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이 소장은 취주악(吹奏樂)이라 불리는 서양의 브라스밴드처럼 태평소브라스밴드를 ‘취선악(吹旋樂)’으로 만들며 새로운 형식의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는데 온 힘을 쏟아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소장은 태평소브라스밴드와 함께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10월 강동구의 한 축제에서 초연한 태평소합주 ‘취선악’은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으며 태평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성과 뒤에는 이 소장의 후학양성에 대한 애정이 뒷받침됐다.
그는 서울, 경기, 강원, 전라, 경상, 제주 등 지역을 막론하고 태평소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 소장의 노력은 후학들에게 전해져 태평소전국모임을 결성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아우르는 네트워크 속에서 태평소 전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소장은 “요즘 퓨전음악이 많다. ‘취선악’과 같은 새로운 개념의 문화사업의 근간은 전통문화를 잇는다는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며 “태평소 소리의 범위를 넓히고 전통문화를 보존·계승하는 방안으로 태평소에 어울리는 한국의 개인놀이나 무용 등을 개발하는데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평소가 오랜세월 명맥을 이어오면서도 대중적이지 못한 것에 늘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 소장은 “태평소의 저변확대와 대중화 뿐만 아니라 ‘태평소 교육사업’, ‘태평소 국악브라스밴드-취선악 사업’, ‘태평소의 전통예술 분야 확대사업’을 통해 국민 누구나가 태평소를 알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한편, 이시준태평소연구소 이시준 소장은 전통문화 계승·발전 및 태평소 저변확대에 헌신하고 체계적인 태평소 음악이론 구축과 후진양성에 기여한 공로로 '2011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 문화인 大賞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태평소의 길에 접어들 때 심한 반대를 하셨던, 그렇지만 누구보다 태평소 소리를 사랑해 주셨던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소리 태평소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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