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조주연 기자] 명확히 규명된 사례가 없던 괭이갈매기의 수명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가시화됐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괭이갈매기의 최대 번식지로 알려져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통영 홍도에서 괭이갈매기의 수명을 조사한 결과 최소 15년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괭이갈매기는 4~8월에 홍도, 독도, 난도와 같은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하고 이후 번식지를 떠나 도서지방이나 해안가에서 월동하는 대표적인 바닷새이자 텃새다.
공단 소속 국립공원연구원은 홍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후변화 관련 도서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괭이갈매기의 생태 연구를 통해 최소 11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 개체를 확인했다.
국립공원연구원 권영수 박사는 한려해상 홍도에서 2002~2003년 109마리의 괭이갈매기에 표식용 가락지를 달았는데, 이 중 2008년에 16.5%(18마리), 2012년에는 7.3%(8마리)가 재발견됐다. 괭이갈매기는 매년 같은 암수가 번식을 위해 동일한 장소로 되돌아오는 특성이 있는데, 돌아오지 않는 개체는 나이가 많아 번식을 더 이상 못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갈매기가 번식할 수 있는 나이가 태어난 후 최소 4,5년이 지나야 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볼 때 11년 이상 관찰된 개체는 최소 15년생이라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괭이갈매기 수명이 최소 15년 이상 임을 추정할 수 있다.
괭이갈매기들이 번식지를 다시 찾는 회귀율은 암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008년에는 수컷 13.8%, 암컷 13.7%로 비슷했으나 올해는 수컷 12.06%, 암컷 1.96%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컷의 회귀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암컷의 회귀율인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매년 산란에 따른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것이 결국 번식능력이나 생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더불어, 2003년에 태어난 새끼 100마리를 추적 조사한 결과, 다시 돌아와 번식 한 개체는 2008년에 5마리에 불과했고 이마저 올해는 2마리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연구원 권영수 박사는 “야생조류의 수명을 확인하려면 가락지를 부착하고 이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등 장기간의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괭이갈매기의 수명이나 번식지 회귀율에 관한 자료가 없었던 만큼 이번 자료는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